태평양전쟁이 끝나기 직전 일본에 강제징용돼 오키나와전투에
참여했다가 당시 미군에게 포로로 붙잡힌 한국인 2천8백여명의 명단과
정신대(종군위안부)로 추정되는 한국인 여성 70여명의 명단이 4일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일제에 강제징용된후 종전 직전 오키나와전투에 참여했다가 당시
미군에게 포로로 붙잡혀 오키나와 및 하와이 포로수용소에서 2년여동안
수용생활을 한 장갑선씨(73.충북 보은군 탄부면 장암리)가 이날 공개한 이
포로명단은 하와이포로수용소에서 제작된 4x6배판 크기에 56쪽의
등사본으로 돼있는데 포로 2천8백18명의 명단(한자)과 주소가 출신도별로
기록돼 있다.
또 이 명단에는 이정숙(황해도 곡산군 장양면 장양리),전봉순(황해도
곡산군 구자곡면 양지리)등 한국 여성 70여명의 명단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정신대로 끌려 갔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씨는 오키나와 포로수용소에서 15일간 있다가 5백여명의 포로와 함께
하와이 제2 포로수용소로 이송돼 2년여 동안 수용됐다가 석방됐는데
귀국길에 이 명단을 우연히 입수,지금까지 보관해 왔다는 것이다.
충북대 사학과 신영우교수(근세사 전공)는 "2차대전 종전 무렵 일본이
당시의 죄과를 은폐키 위해 한국인으로 구성된 정신대 대원을 처단하거나
명부등 관련자료 를 모두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이같은 명단이
밝혀진 것은 처음으로 일제의 만행을 밝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이와함께 하와이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대표로 있던
하월용해(일본식으로 창씨개명한 한국인으로 추정)대좌를
비롯,이종실,박순동,박형무등이 주축이 돼 발간 한 `자유 한인보''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이승만. 트루먼.맥아더 등의 사진도 실려 있으며
자유에의 갈망,조국애등의 내용을 담은 문예란이 꾸며져 있다.
한편 일본 후생성에는 태평양 전쟁에 동원된 10만여명분의 조선인
군인,군속명단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본정부는 이의
공개를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