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은 3일 달러 암시장의 압력에 굴복,루블화의 대달러 환율을 종전
보다 4배이상 평가 절하, 현실화하는 조치를 내렸으며 이를 통해 루블화
의 국제개방 추진에 나섰다.
소련인들은 달러화를 사는데 드는 비용이 종전 달러당 5.8루블에서
27.6루블로 높아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에 제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물가인상과 5%의 판매세 부과조치와 같은주에 발표된 이 새
환율은 대체적으로 암시장의 거래수준과 비슷하다.
한편 암시장 거래환율이 변경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모스크바 시내의 환전소들은 직원들이 당국의 갑작스런 환율평가절하
조치에 따른 설명을 요구하기 위해 고스방크 국영은행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이날 폐점했다.
그러나 한 서방기자는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에프에서는 새로운
환율에 따라 환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시내 베오그라드 호텔 환전소는 새로운 환율을 게시했으나
카운터에 `기술상의 이유`로 폐점한다는 문구를 내걸었다.
루블화는 소련외에서는 거의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루블화의 인위적인 환율과 태환성의 부족으로 소련은 세계경제에
참여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이러한 환율의 인위성으로 말미암아 모스크바의 거의 모든
관광지에서는 암시장 거래가 활발하다.
새 환율은 여행자들과 소련거주 외국인, 해외여행에 나서려는
소련인들에게 적용되는 달러당 5.8루블의 `여행자 환율`을 대체하게
되지만 달러당 1.76루블로 정해진 외국인 기업거래를 위한 `상업환율`이나
국제통계 비교에 사용되는 달러당 0.58 루블의 공정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고스방크의 한 간부는 소련 관영 이즈베스티아지와의 회견에서 "이번
조치로 암시장이 사라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새로 발표된 환율은 1일부터 발효된 화폐개혁법의 일환으로 정부는
당초 이 환율을 해외여행이나 이민을 떠나려는 내국인과 소액의 외환을
구입하도록 허락받은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고 발표했었다.
국책은행인 외환은행 간부인 알렉산드르 폴리야코프는 외국인의 경우,
보다 유리한 환율로 루블화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받았다고 밝히면서
외환은행은 중앙은행이 달러-루블 환율만 정해줬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른
외환들의 환율을 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