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기업들은 설비투자가 대폭 증가했으나 수지가 악화됨에
따라 자금부족이 사상 최대규모에 달했다.
기업들은 이같은 부족자금을 메꾸기 위해 각종 자금지원책에 힘입어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을 늘리고 회사채발행을 확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한국은행이 잠정집계한 "90년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조달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차입한 투자자금(자금
부족)규모는 28조7천5백10억원으로 전년보다 69.9%나 증가했다.
기업의 자금부족규모가 이같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건설및
설비투자 증가율(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이 24.3%를 기록, 지난 78년의
35.4%이래 13년만에 가장 높았으며 수출부진 등으로 기업의 수지가 크게
악화돼 내부자금조달비중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들의 자금조달내역을 보면 금융기관 차입등 간접금융은
18조5천7백 10억원으로 외부자금조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의
35.5%에서 40.3%로 높아진 반면 직접금융은 18조7천5백30억원으로
전년보다 9.5%가 감소하면서 외부자금조달액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8%에서 40.7%로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직접금융중 회사채발행규모는 9조2천8백2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88.2% 나증가, 증시침체에 따라 기업들이 금융비용이 높은
회사채발행을 재원마련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증시침체에 따라 지난해 기업의 금융자산운용액은 17조3천3백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쳐 전년의 증가액 21조5천6백40억원보다 19.6%가 감소했다.
이중 금융기관예금은 저축성예금과 단자예치금 등의 격감에도 불구하고
양도성 예금(CD)이 대폭 증가하여 전년의 증가규모를 약간 상회했다.
그러나 유가증권보유액은 기업어음과 주식이 격감하여 전년의
6조2천7백30억원 보다 75.7%나 격감한 1조5천2백50억원에 그쳤다.
한편 개인의 금융자산운용액은 37조3천억원이 늘어 전년의 증가액보다
18.5% 확대, 자금잉여규모가 전년보다 31.6%가 늘었으나 기업부분의
자금부족 확대로 개인부문의 기업자금부족보전율은 68.4%에 그쳐 지난
86년의 1백28.1%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