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지난 17일 실시된 소련연방체제유지
여부에 관한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획득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앞으로 모스크바의 중앙정부와 각공화국들이 화해할 희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개혁주의 신문인 이즈베스티야지는 19일 소련유권자 약1억2천만명의
대부분이 새로이 마련된 "동등한 주권 공화국의 연방"에 관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했다고 보도했으나 몇몇 지역에서 나온
개표 초반의 집계 결과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모색해온 강력한
권한위임을 확보하는데는 훨씬 못미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관영 타스통신은 소련의 2대 도시로 최근 대규모 반고르바초프시위가
발생했던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에서 투표자의 절반 이상이 연방의 존속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들은 모스크바의 투표자의 약50%가 연방존속안에
찬성했으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반대하는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직선제
안에 대해서는 그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했다.
타스통신은 투표율이 높았다고 주장하면서 비공식 통계를 인용, 특히
중앙아시아의 카자흐공화국등 남부의 공화국들이 연방존속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들 공화국과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연방존속을 지지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카자흐공화국의 경우 연방존속안에 찬성한
투표자는 94.1%에 달한다"고 밝혔다.
카자흐공화국의 관리들은 연방존속여부에 관한 국민투표안을 수정,
공화국의 주권을 보다 강조했다.
타스통신은 또 러시아공화국의 88개 투표구중 12개구의 개표결과
약 74%가 연방 존속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비공식 집계로는 18개 투표구에서 68%가 공화국대통령의 직선제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러시아공화국대통령선거가 실시될 경우 보리스
옐친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밖에도 우크라이나공화국으로부터 연방존속안에
대한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중앙정부가 반대하는 제안을 포함한
과격한 조건을 붙이고 있어 앞으로 도전을 받게될 가능성이 있다.
15개 공화국중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및 에스토니아등 발트해연안의 세
공화국을 비롯한 6개 공화국이 거부한 가운데 소련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국민투표의 최종집계결과는 앞으로 열흘 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