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은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토지등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한신경제연구소가 지난 16일까지 주총을 마친 4백61개 12월말
결산법인중 은행과 관리대상종목및 결산기 변경사를 제외한 4백24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지난해말 현재
장부가액 기준으로 모두 5조6백66억원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 지난
89년말의 4조3천5백67억원에 비교해 모두 7천99억원(16.3 %)규모를 늘렸다.
이처럼 토지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일부기업의 경우 자산재평가에 의해
장부가액이 늘어난데에도 영향이 있지만 대부분이 기업의 신규 토지취득에
따른 증가분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 토지와 건물 등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으로 이루지는
유형고정 자산보유 규모도 급증, 89년말의 40조4천5백10억원에서
지난해말에는 45조9천2백67억원으로 5조4천7백57억원(14.5%)이 늘어나
재벌그룹의 부동산 강제매각을 골자로 하는 "5.8 부동산투기대책" 등
지난해 실시된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이 기업들의 부동산투기방지에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음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업들이 이처럼 유형자산 규모를 크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난에 따른 외부차입금 규모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유형고정자산의 비중은 89년말의 53.2%에서 50.0%로
3.2%포인트가 줄어들었다.
기업별로는 국민주를 보급한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토지보유액이
1백38억원이 늘어난데 힘입어 작년말 현재 모두 12조8백81억원의
유형고정자산을 보유, 상장사중 가장 많은 토지와 건물 및 기계설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포항종합제철은 유형고정자산 규모가
7조2천1백29억원으로 한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2조6백23억원의 유형고정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3위를, 삼성전자가 1조8천4백1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자동차는
1조5천6백71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