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한달이상을 끌어온 걸프전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라크가 "지상전 불사"라는 그동안의 강경입장에서
후퇴, 쿠웨이트에서 조건부로 철군할 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소련의
평화안을 수락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라 전해지자 지난해 8월이후의
최대 악재가 해소되기 일보직전이라고 판단 하는 모습들이었다.
투자자들은 특히 동경과 뉴욕 등 해외증시에서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현상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국내주가가 바닥권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으로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선취매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를 때 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투신사와 보험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3월말의 결산을 앞두고 평가손을 줄이기 위해
매물을 대량으로 내놓는 바람에 오름세가 주춤하기도 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이 이라크가 수락한 소련의 평화안을
미흡하다고 판단, 전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함으로써 걸프전쟁의 종전이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감이 대두되면서 경계매물을
내놓는 일반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향후장세를 낙관하는 세력과 비관하는 세력이 크게
교차, 거래량이 하루평균 1천8백만주에 달하는 등 "손바뀜"이 활발했다.
주초인 18일에는 이라크가 조건부로 쿠웨이트에서 철군할 의사가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전종목에 매수주문이 쇄도, 상한가 종목이
5백69개에 이르며 종합주가지수 상승폭이 올들어 최고치인 29.18포인트를
기록했다.
주중에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대량매물 출회, 수서파문에 따른
정국경색 우려감이 악재로 작용, 경계매물이 크게 늘어나며 주가가
소폭의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주말에는 그러나 이라크의 소련평화안 수락, 미국측의 철군 최후통첩 등
중동의 전황으로 미루어 어떤 형태로든 걸프전의 종전이 임박했다는
판단이 우세해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됐다.
증권전문가들은 걸프전쟁을 계기로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등 제2의"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황금기)를 꿈꾸는 미국측이 이라크와
소련이 제시한 평화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가 출렁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주말인 23일에는 조기 종전을 기대하고 선취매에 나선 매수세력이
경계매물을 흡수, 주가상승세가 이어져 종합주가지수가 전날에 비해
9.29포인트 오른 6백85.39를 기록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설날연휴이전인 지난 13일의 6백44.91에 비해
40.48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1천3백39만2천주와 2천27억9천8백만원을 각각
기록했으며 거래가 형성된 7백70개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상한가
79개를 포함한 5백99개에 달한 반면 내린 종목은 하한가 8개 등 67개,
보합종목은 1백20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