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7일 집권 노동당 내부의 다양한 "반혁명 요소들을" 분쇄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들이 김정일의 최고지도자 승계를 반대했음을 시사했다.
동경에서 수신된 평양 라디오방송은 이날 "순수혈통과 함께 발전하고
계승되는 우리당의 영원한 과업"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비정통적인
이데올로기 추세"가 북조선의 순수혈통을 오염시키려 했다고 전제하고
김정일이 단행한 숙청은 주체사상 계승에 있어 "혈통의 순수성을 보장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평양 라디오방송은 "김정일 동지의 현명한 지도 아래 후계자문제는
확정됐으며 이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우리당은 이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지도할 완전한 권한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이번 숙청으로 반혁명 요소들과 반당 수정주의자들이
일소됐다고 강조했으나 언제 이같은 음모가 있었으며 음모의 구체적
성격이나 관련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논평은 또 김일성 주석과 경애하는 김정일을 국가의 지도자로 받드는
것은 국민으로서 큰 자랑이며 영광이라고 말했다.
평양 라디오의 이같은 보도에도 불구하고 동경에서 수신된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이같은 내용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북한 외교관 리득선은 이같은
보도내용의 사실여부에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보도가
몇차례 일본 언론기관을 통해 흘러나온 바 있다고 지적했다.
리득선은 이어 "북한은 매우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음모
운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평양 라디오 방송은 이에 앞서 지난 89년 8월에도 김정일이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당의 승계를 불순하게 만드는 모든
반대세력들을 일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평양 라디오 방송은 또 "김정일의 지도로 당차원의 투쟁에서 서로 다른
색채를 띠고 있던 이데올로기의 조류가 극복됐으며 일소됐다"고 김정일을
찬양했었다.
일본에 있는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김일성이 80세가 되는 내년 4월에
권력의 일부 혹은 전부를 아들 김정일에게 물려 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