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주대법원장은 3일 "오늘의 시점에 있어서 재판의 독립은 만족할
할 만한 정도로 지켜지고 있으며,사법부가 외풍에 시달리는 일은 없다고
단언해도 좋은 상황에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사법부의 독립성은 포괄적
의미를 가지고있는 만큼 사법부 관계자들은 사회의 여러세력과 여론,
또는 친분관계에 휩쓸리는 일이 없도록 노력, 사법부의 공정성과 중립성
의 기치를 더욱 높게 세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법원장은 이날 상오 열린 91년도 시무식에서 식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법관은 단지 요건사실을 추출해 법률을 적용하거나 형벌을 부과
함으로써 법전속에 안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사건의 원인과 사회적
의미,재판결과가 가져올 파급효과, 국민의 법감정등을 두루 살핌으로써
''살아 숨쉬는 재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대법원장은 또 "법관은 헌법의식을 갖고 재판에 임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의 기본이념을 발현시켜 나가야 함과 동시에,
넓은 세계와 펼쳐질 미래를 살핌으로써 국민의 법의식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와 사회현상속에서 사법부는 사회가
흔들리지 않도록 그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법원장은 이어 "법원은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마련된 기구이자
장소"라며 "따라서 우리는 국민들과 법원 사이의 길을 넓히고 가로놓인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정의를 실질적, 구체적으로 현실화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한 뒤 "이는 국민들이 드나들기 편안한 법원, 국민들이 이해
하기 쉬운 업무처리, 보다 간편하고 신속한 재판등의 개념을 포함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은 사법부를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최고의 양심으로 믿고 기대하는 만큼 우리들은 그에 부응하는 긍지를 갖고
국민과 역사가 사법부에 부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