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도자들의 대이라크 위협강도가 높아지고 이라크는 미국의
군사공격에 대비, 결전태세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현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보다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31일 알려져 전쟁과 평화의 불안한 시소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두번째로 이라크를 방문, 후세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귀국한 예프게니 프리마코프 소련 대통령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전보다 강한 정치적 해결 의향을
보이는 것같다"고 말하고 "지난 5일 첫번 째 회담 당시에 비해 28일의
두번째 회담에서 그가 보인 입장은 달라졌다"고 말했 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아랍
정상회담 개최를 권유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제의를
일축했으며 이라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제시한 아랍에 의한 해결전망에 대해 미군 철수 없이는 아랍에
의한 해결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라티프 자심 이라크 공보장관은 31일 아랍 정상회담을 위한 아무런
준비작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아무런 합의도 없었다고 말하고 미군이
페르시아만에서 떠 나지 않으면 아랍권내의 해결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에 관한 결정을 내리려는 수많은 조짐들이 있다고
말하고 어느 순간에라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이라크의 1백만
군대와 민방위군은 완벽 한 결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가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 대규모의
군사훈련을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말하고 인질 처리 문제와 관련,
"후세인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되면 손님부터 은신처에 수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알 마샤트 주미 이라크 대사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앞으로여러 세대에 걸쳐" 전세계 회교도들의 증오를 사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라크는 레바논 내전과 이스라엘 점령지역 문제를 연계시킨다면
페르시아만 위기에 관해 즉시 협상 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31일 자신은 이라크의 미국인 외교관
처우에 대해 "참을만큼 참았다"고 말했으나 군사공격의 구체적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미국의 고위관리들이 지난 수일간 대이라크 공격
가능성에 관해 언급한 사실과 관련 , 이를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이
임박했다거나 불가피한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이 "아사상태에 있으며 그 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재보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사관 건물 위에는
미국기가 휘날리고 있으나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야만적인 독재자에 의해
굶주리고 있다"고 말하고 미국인들에 대한 이라크측의 처우는
"야만적"애며 "탄압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에 대한
이같은 처우는 이제 참을만큼 참았다.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두고 보라"고 말해 협상의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존 수누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페르시아만 사태가 유엔의 대이라크 금수조치를 토대로 한 외교적 수단에
의해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