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민자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서 내각제문제와 관련하여 당내부에서
야기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저의 부덕의 소치라 생각하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따지고 보면 오늘의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은 근원적으로
내각제로의 개헌 시도와 관련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족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남북문제, 그리고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한 책임을
그대로 방기한 채 집권당내에서 원칙도 없이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개헌논의가 제기되고 있는데서 난국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내각제에 관해서는 연내에는 이를 일체 거론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당의
입장이 수차 천명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방침을
뒤집으려는 시도가 의 도적으로 전개되고 당의 위계와 질서를 무시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태들이 발생해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는 저 개인적으로도 더 이상 방관하거나 참기 어려운
곤혹과 수모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와 당에도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차에 걸쳐 밝힌 바 있습니다만 개헌은 국민과 야당의 동의와
협력 없이는 결코 추진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무리한 개헌시도는
엄청난 국민적 저항과 국가적 혼란만을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국민과 역사를 두렵게 생각해야 합니다. 당의
이익보다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이 훨씬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도와 대도를 걸어갈 것입니다.
5공시절 연금기간중 모든 것을 버리고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을
하던 그때 그 심정으로 이 나라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헌신해 나갈
것입니다.
꾸준한 개혁을 통해 사회안정과 정의를 이루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화를 정착시키며 민주주의에 바탕한 평화적 남북통일을 이루는 일,
이것만이 저의 평생 소망입니다.
또 이러한 소망이 이루어지고 그런 시대를 맞는다면 저는 그것만으로
행복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저의 의무요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물 흐르듯이 순리에 따라 해야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당내에서 다시는 내각제개헌과 관련하여 혼선이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바 입니다.
이제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 그리고 조속한 국회정상화를 통한
정치복원으로 산적한 국정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 또한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