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7일 오는 11월부터 아무 조건없이 국교 정상화 교섭을 시작하자고
일본측에 전격 제의했다.
북한의 이같은 제의는 이날 평양시내에서 열릴 일본 외무성 실무자들과의
협의에서 나왔으며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이날
밤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측으로부터 "국교수립을 서두를
것을 제의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가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시킨다고
반대해 왔으나 이번 제의로 남북한 교차승인에 이어지는 외교정책의 일대
전기를 마련하게 돼 그 귀추가 극히 주목되고 있다.
*** 가이후 "환영하나 한미와 협의 대응" ***
가이후 도시키 일본 총리는 이를 환영하는 의향을 표명하고 기본적으로는
북한측과 교섭할 방침이나 한국및 미국의 협의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외무성 실무자 협의와는 별도로 가네마루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북한
노동당과 일본의 자민/사회당 등 3당 회담에서 김용순 노동당 서기겸 국제
부장은 "지금까지 양국 관계개선에 힘써온 가네마루씨와 다나베씨에게
폐를 끼쳤다"고 밝히면서 교섭 개시 제안 이유로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고
일본정부 일각에서 관계 정상화 이전에 "보상" 할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외교정책의 일대 전환에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나베 사회당 부위원장은 28일 상오 발표되는 3당 공동성명에 국교
교섭을 "정부에 권고"하는 표현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순 서기는 양국간 현안인 후지산호 선원2명의 10월중 석방을
약속했는데 이들 선원은 오는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설 45주년 기념일을
전후해서 풀려날 가능성이 짙다.
일본 외무성 수뇌는 그동안 일본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북한측에
촉구해온 만큼 이번 제의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그러나 경제
협력등 일/북한 관계개선이 남북대화를 진행중인 한국측에 불이익을
가져와서는 안될 것이므로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이 귀국하는 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들은 후 이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외무성 수뇌는 또 북한측이 교섭개시 시기로 내놓은 11월 상순은
유엔평화협력법안(가칭)이 오는 임시국회에서 본격 심의되고 그 직후
아키히토 왕의 즉위식이 거행되는 등 정치일정이 집중되어 있어
시기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