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증권사의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 정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집중폭우와 중동사태의 악화조짐으로
매수세가 실종, 주가가 또다시 종합주가지수 6백선 아래로 곤두박질
하는 폭락장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사장단이 다음달 10일에 담보가 부족한 이른바
깡통계좌를 정리키로 결의함에 따라 일단 이 시점까지 기다려 보자는
관망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집중폭우가 중부지방을 강타하면서 서서이
동요하기 시작하다 증권사들이 악성 계좌 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서둘러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따라 주초 이틀동안 소폭의 오름세를 나타내던 종합주가지수는
주중반이후 연 4일동안 하락세를 이어가 주말인 15일에는 지난달 24일 이후
19일만에 올들어 두 번째로 5백대로 주저 앉았다.
주초 이틀동안의 주가는 증안기금의 강도높은 시장개입이 계속되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 6백선에 재차 접근하는데 따른 반발매수가 강하게
일고 이달말께 한.소수 교일정이 합의된다는 설과 북경 아시안게임을
전후한 북방관련호재의 돌출 가능성 등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주중반부터는 그동안에 쏟아진 집중폭우의 피해가 점차 커져
증권사 객장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가운데 대우증권 등
3개사가 처음으로 증안기 금을 통해 악성매물 8천2백주를 정리한데 이어
한양증권 등 10개사도 6만5천주를 같 은 방법으로 처분하는 등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 정리가 본격화되자 하락세로 돌아 서 주말까지 연 4일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주말인 15일에는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주재 프랑스 등 4개국
대사관에 침입 함에 따라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중동사태가 악화되지
않느냐는 불안감이 확산 되면서 매물이 늘어나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붕괴됐다.
증안기금은 매일 5백억원 이상을 풀어 주식을 사들였으나 쏟아지는
악성매물을 모두 소화해 내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증안기금이 지수산출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수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우선주와 신주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기존 5개 시중은행 주식 가운데 한일은행을 제외한 4개은행이 모두
8천원대로 밀려나고 광주은행과 충북은행 등 지방은행도 1만원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증권주도 동서증권 우선주 등 15개종목이 일제히
9천원대로 주저 앉았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악성계좌에 대한 반대매매가 본격화되자 지난
14일 서울 명동 YWCA강당에서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중동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증권사의 악 성계좌 정리가 계속되며 폭우피해의 후유증 등으로 증시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해 증 안기금과 악성매물 사이에 팽팽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말인 15일의 종합주가지수는 전일에 비해 12.90포인트
폭락한 5백90 62를 기록했으며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5백2만7천주와
6백9억8천4백만원 이었다.
거래가 형성된 7백51개종목 가운데 내린 종목이 하한가 1백64개를
비롯한 7백48 개에 달한 반면 오른 종목은 상한가 1개 등 19개, 보합종목은
85개에 불과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