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미-소정상회담이 끝나 세계는 이제 냉전이후시대로 들어간다.
사흘동안 네차례 공식회담과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비공식회담을 거치면서
양국 정상은 7개의 협정에 조인하고 2개의 공동성명을 내놨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양국간의 전략핵군축협정(START)
이었다면 가장 실질적인 것은 양국간의 무역협정이었다.
사실 좁은 의미에서 이른바 미-소 대결시대가 끝났다는 표현은 이번에
두나라가 전략핵무기를 앞으로 7년동안 30% 내지 35% 감축하기로 군비
대폭 축소의 골격을 잡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세계 핵무기의 93%를 보유하고 있는 미-소가 이렇게 합의하고 금년중에
본협정에 조인하기로 한 만큼 탈냉전시대의 가장 큰 특징인 탈군사화가
실현되게 되었다.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 TV들은 웨스트 포인트 미육군사관학교를
스케치 하면서 미국의 탈군사화를 상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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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정성공은 이런 냉전정치의 연장이 아니라 대규모 감축을
통한 냉전자체의 포기라는데 큰 의미가 있으며 이것이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미-소 대결이 끝났다"는 뜻이다.
한편 이번 미-소간의 무역협정체결을 미국내에서는 의외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소련이 앞으로 5년동안 매년 1천만톤의 곡물을 사가겠다는 "거래"와
연계되기는 했지만 부시 미대통령이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소련이라는 거함이 나침판 없이 항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부시대통령의 소신이어서 리투아니아사태나 유태인 이민자유를 내걸고
반대하던 미의회쪽이 패배한 셈이다.
그러나 이 미/소무역협정은 양국간의 통상과 합작투자를 증대시키기 위해
투자와 판매 재산권 상표등록 특허에 관한 세칙을 규정하고 있어서 소련이
미국과의 교역이라는 형식을 통해 서방경제체제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 (IMF)이나 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GATT) 이 미/소교역에
적응되면서 소련은 이들 국제기구로부터 무역 금융상의 지원을 받을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다시 소련경제의 "조정시장경제계획"과 연결되면 세계는 결국
하나의 경제권으로 가세되는 것이다.
탈냉전시대가 갖는 두번째 특징이 바로 세계가 단일 경제권이 된다는
이야기다.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는 것은 일본이다.
부동산가격과 주가의 급격한 앙등으로 심각한 자산인플레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일본경제가 지난 연초 주가폭락에서 보여준것 처럼 세계경제를 크게
흔들 가능성은 언제고 현실로서 나타날 것이다.
이제 북방시대가 아/태지역에서 냉전이후시대의 도 하나 다른 경제적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미/소와 일본이 벌일 "경제전쟁"에서 우리 경제는 어디
위치하는 것이 유리한가.
다시 국내에서 북방러시가 일고 있다.
한/소정상회담중 나라안팎의 시선이 온통 정치에 쏠려 있지만 정치의
밑바닥은 결국 경제다.
이 세기적 세계구조의 지각변동에서 경제적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는
우리의 진로선택에 있어 초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