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5, 16일 양일간 파리에서는 동구개발은행(BERD)창립을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37개국 대표들이 참가했다.
동구개발은행을 설립하려는것은 EC(유럽공동체)가 주축이 되어 방금
민주화를 진행중인 여러나라에게 경제개발 자금을 공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작년 10월25일 스트라스부르그에서 프랑스 미테랑대통령이 유럽의회에
이 계획을 제의했던 바 있다.
이 은행의 설립취지는 2차대전이 난 다음 1948년 미국이 유럽의
전후부흥을 위하여 4년3개월 동안 실시한 마샬계획을 연상시킨다.
당시 마샬계획의 취지는 "특정국가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려는것이 아니라
빈곤 절망 혼란에 맞서려는것"이었다.
그러나 그때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은 이 계획이 유럽을 미국자본주의의
이익에 예속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수혜를 거부했다.
그래서 미국의 마샬계획은 서유럽 16개국에 대해서만 펼쳐졌다.
그때로부터 40여년이 흘렀다.
당시에 미국의 마샬게획원조를 거부했던 동구제국은 그 원조를 받아들였던
서구제국이 이번에는 도우려 나서겠다는 것이다.
역사의 짖궂은 이것뿐만 아니다.
최근 소련의 저명한 개혁파 경제학자 슈펠제프와 포프가 저술한
"소련경제의 과거와 현재"라는 저서에 따르면 1917년 10월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볼셰비키정부는 마르크스의 이론 가운데 경제제도와 정책이 하나도
언급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쩔쩔 맸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프랑스의 기 소르망 교속에 따르면 그때와는
사정이 180도로 바뀌어 지금 동구여러나라는 시장경제 방식을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를 몰라서 당황하고 있다고 한다.
BERD가 자금면에서 뿐만아니라 동구경제 개발을 위한 경제운동의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뜻은 이런데 있다고 보인다.
미테랑대통령은 BERD의 창립을 위한 빠리회의에서 이 은행설립계획은
당초 유럽국가들에 의해서 추진되었으나 BERD회원 가입의 문호는 어느
나라에나 개방되어 있음을 밝혔다.
....... 중 략 .........
우리나라는 국제협력이라는 무대에서 전적으로 수원국의 지위에 있다가
차츰 협력제공국의 지위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제공은 쌍방간 방식으로도 일어나지만 국제적개발기루를 통한
다자간방식으로도 일어난다.
우리나라가 BERD에 만일 가입하게 된다면 다자간 국제협력 차원에서는
몇가지 커다란 잇점이 있을 것이다.
첫재는 북방경협의 참가기회가 지금보다 훨씬 넓고 공식적으로 되는
것이다.
둘째는 서유럽 여러나라와 공동 협력의 장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들수있다.
EC는 92년을 목표로 경제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보아 세계최대의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게될 EC와의 경제적
기회를 유지강화하는데는 EC가 주동이 되는 BERD에의 동참이 매우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정부와 관계기관들이 BERD 가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