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계의 관심사였던 남해화학 여천비료공장을 민영화하지 않고
미국측 지분을 농협이 인수토록 결정한 것은 비료를 농민들에게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 최근들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농민들에게 최대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위한 정책적 배려로 평가된다.
*** 농민에 비료염가제공, 안정공급 겨냥 ***
연간 생산능력이 188만톤으로 국내 비료생산량의 약 절반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최대의 비료생산업체인 남해화학은 정부투자기업인 종합화학(주)이 지난
75년 미국 비료회사인 아그리코사와 75%대 25%의 비율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 77년부터 가동되어온 한-미합작회사이다.
아그리코사는 당시 생산량의 일정량 인수의무와 적정이윤보장등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 매년 남해화학으로부터 수익금의 25% 해당액을 배당
받아 왔으며 이같이 유리한 조건때문에 국내에서 많은 물의를 빚어 왔는데
결국 87년말로 계약이 만료돼 미국측 지분의 양도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 국내 재벌들 군침흘리며 인수타진 ***
비료공장은 시설을 약간만 바꾸면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인 석유화학업체로의
전환이 가능한데다 남해화학 자체가 국내 최대의 비료공장이고 부지 시가만도
엄청난 점이 호재로 작용, 국내 굴지의 재벌회사들이 군침을 흘리며 인수를
타진해 왔다.
남해화학과 아그리코사간에는 현재 인수에 따른 세부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미국측 지분 25%의 인수가격은 약 1억달러에 흥정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농협이 수요의 80%이상 독점, 자유경쟁체제 유지에는 난점 ***
정부는 이를 민간기업에게 인수시킬 경우 특혜를 줬다는 말이 나올 소지가
있는데다 비료생산을 민간기업에 의존시킬 경우 업체가 채산성 불리를 이유로
생산을 지연한다든가 노사분규로 공장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될
경우에는 비료의 안정공급에 큰 문제가 된다고 판단, 결국 농협에 인수
시키기로 결정했다.
더구나 비료생산업체가 종별로 1-2개업체로 독과점되어 있고 수요도 농협이
80%이상을 독점 구매함으로써 수요와 공급간의 쌍방독점체제하에서는 비료
가격과 공급량이 자유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농협 인수결정의 주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뭏튼 농협이 아그리코사의 지분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농민들은 저렴한
비료공급가격으로 영농비를 절감하고 이 공장의 생산이익을 배당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안정적인 공급기반구축으로 비료의 적기공급이 가능하고 농협의
전국적인 판매망과 보관시설의 활용으로 농민의 비료구입이 다소 편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농협이 수급을 감안한 자율경영과 계획생산으로 수급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