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경제마찰의 향방과 "고르바초프대변화"의 경제효과, 이 두가지및
그의 상호작용은 올해 한국 경제를 가늠하는 대외조건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아시아적 무역 구조와 미국의 대립은
탈냉전이라는 새로운 상황속에서 어떻게 진전되어 갈 것인가.
지난 10년 대미수출을 주로하는 아시아적 무역구조와 미국과의
경제관계는 정치군사동맹이라는 국제정치틀 안에서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권을 이뤄냈다.
그러나 일본등 아시아무역의 흑자 구조는 세계적 규모에서 그대로 미국의
적자라는 "제로섬"적 대립관계를 보이면서 이가운데 특히 미일간의 경제
마찰은 권역내의 경제주도권다툼의 차원을 넘어 미국의 재정적자 무역적자가
보여주듯 사활을 건 경제전쟁의 양상을 띠었다.
90년에 들어서도 이 전쟁은 심각하다. 치열한 환율게임과 통상압력,
복지부문의 희생과 군사비증가의 둔화로 미국의 쌍동이적자는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싸움은 제2라운드에 들어섰다.
자동차 하이테크등 주요산업의재생을 노리는 미국과 여기맞서 "안된다"고
말해야 한다는 일본의 강경대응, 특히 미국을 상징하던 빌딩이나 기업의
매입이 미국의 대일감정을 촉발하고 있으며 닥쳐올 중간선거에서 미의회
출마자들은 대일보복을 호재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최대의 마찰업종은 승용차부문이다. 미국의 3대사가 89년3/4분기 이래
적자로 돌아서 오는3월 일본차의 대미수출자율규제의 연장을 놓고 양국
관계가 크게 흔들릴것이 확실하다. 현재 연130만대에 달하는 일본차의
미국현지생산분을 일제차수출로 간주하겠다는 강경입장이다.
전체적으로 미국 3대자동차회사의 설비근대화가 일사에 크게 뒤져
이대로 두면 미국자동차산업이 전례없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하리라는
것을 일본측도 시인하고 있다.
일본의 배타적 기업관행과 유통등 이른바 구조장벽에 대한 미국의
슈퍼301조(북공정무역국/행위의 특정제의)에 따른 보복조사는 정치적으로는
골자 그대로 내정간섭이 영역에까지 들어서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경제의 재생이 어려운데다가 일본의 경쟁력은 날로 강화,
미국인의 감정이 대일공포심으로 절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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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이 세계적 규모에서 경제를 축으로 하고, 내용과 형식에서
군사대결의 세계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질서를 실험해나가는 원년이
될것은 분명하다.
군사적인 반교관계가 일차적이었던 80년대까지의 패턴에서 경제적
이해관계로 그같은 국가관계를 수정해 왔으나 이같은 정치형의 와해는
국제관계에서 행위기준의 상실로 나타나 적지않은 혼란을 빚게될것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를 축으로 하는 세계질서란 다시 말해 경제원칙이 지배하는
세계질서이기도 하다.
미의회 조사국은 지난해 자국의 지속적인 통상압력으로 아시아적
무역구조가 대미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상호교역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을
우려하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권에서 미국지위의 약화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고한바 있다.
그같은 확대균형의 지역적 표현이 소련 중국 동구등 공산권진출인 것은
물론이다.
미국 기업의 동구및 소련진출이 89년부터 크게 활기를 띠고 최근들어
일/소관계의 적극적개선이 예정되는 따위가 그것이다.
양국경제의 이런 흐름은 다시 EC경제의 내포 외연확대와 연결되면서
종래 양분되었던 세계경제를 하나로 통합하고 공해나 지구자원관리등
새로운 질적인 요소를 더해 가면서 새로운 경제시대의 비전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권의 중심이 종래의 미일경제관계에서 미소나
일소혹은 미/일/소,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로 옮아간다면 상대적으로
한국이나 대만의 지위가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의 북방정책이 갖는 확대균형의 참뜻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우리의 북방정책도 미/일/소 관례로의 연장선상에서 넓은 시각으로
추구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