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밤 (현지시간) 미군 당국에 투항한 뒤 곧바로 미국의 마이애미 지방
법원으로 호송된 파나마의 전 실권자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에 대한 사법
절차가 4일 개시됐으나 노리에가는 자신이 정치범이므로 미국 법원은 자신을
마약밀매 혐의로 재판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판사를 통해 무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리에가의 법정대리인 프랭크 루비노변호사는 워리엄 호블러 마이애미
지방법원 판사에게 "노리에가 장군은 자신이 미국에 불법 인도된 정치범
이므로 이 법정의 재판에 복종할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루비노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미국의 파나마 침공은 불법이며 노리에가는
국가원수로서 미국내 기소에 대해 면책특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노리에가가 교황청 대사관을 떠난 단 하나의 이유는 파나마 신정부가 교황청
대사관에 대해 외교적 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한 위협이었다고 말했다.
노리에가는 이같은 사태가 벌어질 경우 많은 인명피해가 있을 것을 우려,
미군 당국에 투항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루비노는 말했다.
한편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올리브 그린색 군복을 입은 노리에가는 통역을
통해 이를 청취했으며 자진에 대한 판사의 직접 질문에 대해서는 꼿꼿이
서서 뒷짐을 진 자세로 스페인어로 답변했다.
호블러 판사는 이날 노리에가에 대한 심리를 연기하고 연방 법원 집행관의
보호하에 감금할 것을 명령했다.
한편 딕 체니 국방장관은 4일 노리에가가 사형선고를 받지는 않을 것이란
보증을 받았다고 밝히고 마약밀매 혐의로는 사형선고가 내려지지 않는다는
점이 교황청 대사관을 통해 그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노리에가는 마이애미 뿐 아니라 탐파시에서도 똑같은 혐의로 기소돼 있는데
그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145년 징역형에 최고 110만달러의 벌금이
병과된다.
한편 조지 부시 대통령은 3일 미군의 파나마 군사개입 목표가 모두 달성
됐다고 선언, 파나마잔류 미군이 "현지 사정이 허락하는 한 조속히" 철수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4일 미군 철수를 위해 콜린 파월 합참의장을 파나마에
파견했다.
체니 국방관장관은 파월 합참의장이 이미 파나마에 주둔중인 지휘관들과
함께 "수주내로 미군을 철수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마르코스 맥그라스 파나마 대주교는 4일 미국이 지원하는 신 정부가
전권을 장악할때까지 미군이 파나마에 머물러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기존 주둔군 1만2,000명을 보강하기 위해 새로 파견된 1만
4,000명의 병력이 당장 철수할 경우 파나마 경찰과 법원이 조직력을 상실한
현상태에서는 치안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하고 미군은 새 정부가 기틀을
잡을 때까지 계속 머물러야 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예르모 로드 파나마 부통령은 노리에가에 대한 미국측 재판이
끝나면 그가 파나마에 송환돼 여러 혐의사실에 관해 또 다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