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의 대학입시를 앞두고 여관과 여인숙등 대학가 주변의 숙박시설
이 이미 동이 난 가운데 대학마다 학생회와 동문회등이 나서 "수험생 방
얻어주기"를 위한 아이디어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총학생회가 학교측과 협의, 방학기간중 비어 있는 기숙사,
생활관등을 수험생들에게 제공하는가 하면 동문회나 학과 선배들이 예비후배
들을 위해 학교주변 하숙집 주인과 재학생들을 상대로 "민박얻어주기 로비"
에 나서는등 갖가지 묘안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평소 입시철을 "대목"으로 여기고 바가지
씌우기에 급급한 일부 악덕 숙박업자들의 횡포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고려대 산업공학과 장동식교수와 재학생들은 학교주변의 숙박시설 예약이
모두 끝나 수험생들이 방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인근 주민들
의 협조를 얻어 수험생들에게 무료로 민박을 제공해 주고 있다.
산업공학과는 재학생 20여명을 동원, 전단을 뿌리는등 홍보전을 편 끝에
11일 현재 안암동, 제기동일대 주민들로부터 35개의 방을 확보했으나 소식을
듣고 찾아온 수험생들로부터 문의가 쇄도, 33개가 이미 예약완료됐으며
여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비워둔 2개의 방만이 남아 있다는 것.
산업공학과는 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근 영암교회 전도관을 빌어 계속
밀려오는 수험생들에게 제공해 줄 계획이다.
건국대의 경우 총학생회가 학교측과 협의해 생활관을 개방, 2박3일에 1만
3,000원의 "실비"를 받고 지방출신 수험생 200여명에게 제공했으며 각 고교별
동문회도 학교근처 하숙생과 자취생들을 상대로 수험생 민박을 받도록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총학생회는 교내 게시판을 통해 재학생들을 상대로 수험생들이 숙소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 민박을 제공해 주겠다는 재학생들로부터 접수를
받고 있다.
지원자 3만여명이 몰려 극심한 숙소난을 겪고 있는 단국대 천안캠퍼스도
기숙사를 개방, 2박3일간 1만5,000원에 남학생 380명과 여학생 150명등 모두
530명의 수험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총학생회는 학교주변 하숙촌과 재학생들을 상대로 "수험생 방어더주기
운동"에 나서 이미 100여명의 수험생들에게 민박을 알선해 줬으며 소집일과
입시당일의 교통난에 대비, 학교버스 25대와 관광버스 45대를 동원해 한남동,
강남역등 서울시내 3개 지역에서 수험생들을 실어나를 계획이다.
1만2,000여명의 수험생들을 맞게된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도 생활관을
실비로 개방했으며 각 고교동문회를 찾아 다니며 예비후배들에게 민박을 알선
해 주도록 호소하고 있다.
숭실대 총학생회도 곧 운영위원회를 소집, 숙소를 구하지 못한 지방 수험생
들을 위해 민박 알선계획을 짤 계획이다.
고려대 산업공학과 장교수는 "지방수험생들에게 여관등 숙박시설의 바가지
요금에서 벗어나게 하고 지연, 학연으로 높게 쌓인 개인간의 울타리를 조금
이나마 낮춰 보기 위해 이같은 활동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총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