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개국순방을 마친 노태우대통령은 4일새벽 시애틀을 떠나
귀국하는 기상에서 수행기자들과 마주앉아 순방에 따른 소감과
국내정치 현안인 5공청산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노대통령과의 기상회견 일문일답 요지.
- 귀국하시면 5공청산등 국내문제가 산적한데 어떻게 풀어나갈 것입니까.
"이번에 해외를 순방하는 동안 외교문제에만 전념, 국내문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귀국해서 여러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 예산처리문제도 그렇고 5공청산문제도 금년내 매듭지어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예선 통과 못시켰으니 야당에도 책임 추궁해야 ***
"아직 왜 안됐느냐고 호통을 쳐야지(여당을 의식한듯). 그리고
야당들도 잘하겠다고 해놓고 예산도 통과못시켰으니 책임추궁을
해야지..."
- 여야 령수회담을 곧 하실 것인가요.
"들어가 봐야지. 모든 문제가 일조일석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
고통스럽더라도 국민이 판단해서 좋다는 방향으로 해결되겠지. 야당총재들을
만나보면 이심전심으로 얘기가 통하니만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것으로 잘 풀릴 것으로 본다"
- 그래도 연내청산이 가능하겠습니까.
"언제까지 과거의 짐을 짊어지고 다니겠나. 저절로 잘 될 것으로 본다"
- 정호용의원을 불러서 만나 볼 생각은 없으신지요.
"그럴 계제가 아니다. 그 문제도 저절로 잘 될 것이다"
*** 신문만 봐서는 국내문제 잘 판단못해 ***
- 그래도 무슨 생각이 있을실 텐데요.
"신문만 봐서는 판단할 수가 없어. 과장이 많아. 헝가리를 방문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한편으로는 감명받은 점이 있다.
야당 지도자 7명을 함께 만나는데 어느 누구도 저사람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 같으면 서로 먼저 일어나 저마다 옳다고 떠들고 했을 텐데.
그걸보고 헝가리는 큰 소용돌이 없이 민주주의를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지"
- 이번 순방에서 북방정책이 아주 시의적절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방향으로 추진하실건지요.
"북방정책은 내가 먼저 이니셔티브를 취했다고는 할수 없다.
과거정권때도 그같은 구상이 있었으나 여러 제약이 있었고 서울
올림픽전부터 생각되어온 것이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경제가 임금상승, 노사분규, 환율절상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우리는 북방정책을 통해 다시 또 하나의 찬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우리를 발전모델로 하려하는 만큼 진심으로 그들을
도와주고 또 한편으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을
것이란 점을 이번 순방에서 확인했다. 이같은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협력은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막는 길도 되는 것이다"
*** 김일성 만나는건 그사람 생각에 달려있다 ***
- 90년대에 들어서면 북한의 김일성과도 만나야 되지 않겠습니까.
"전적으로 그 사람 생각에 달려있다. 한번 만나서 서로 싸움을
그치자고 하면 되는데... 그는 아직까지 남북이 밑에서 시끄럽기도
하니 적화시킬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소련도 중국도 예전같지를 않으니 쳐내려올 수도
없고. 북한의 자존심을 손상시키지 않는 방법을 찾아 회담을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판단을 잘못해 동반자살이라도 시도하는 날이면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지"
- 소련과의 관계수립이 당겨질수도 있다고 보시는지.
"지금까지는 잘 돼가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언론도
국익차원에서 판단해 보도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순방기간중 필리핀에서는 쿠데타기도가 있었고 미/소간 몰타 항상
회담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필리핀의 민주화 소용돌이가 오래 계속됐지. 그러나 이제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뒤집어 엎으려는 것은 그럴 시내도
아니고 통하지도 않는다.
민주주의는 아직까지 대체할 수 없는 좋은 제도인 만큼 운영을
잘 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운영이다. 미/소정상회담 결과는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알려 올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