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22일하오 (한국시간 23일 상오) 숙소인 영빈관 3층
접견실에서 차기 헝가리 대권고지에 도전하는 임레 포즈가이 사회당
대통령후보(국무상)와 쿨차르 애국인민전선 대통령후보를 차례로 30분동안씩
접견.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5시15분(한국시간 23일 상오 1시15분)접견실에
입장, 5분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포즈가이 후보와 악수를 교환한뒤 함께
사진포즈를 취하고는 곧바로 좌정.
포즈가이 후보는 첫 머리에 "각하의 헝가리 방문에 대해 헝가리 전국민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더욱
증진되기를 바란다"고 인사.
노대통령은 "오늘 처음 만나지만 포즈가이 후보에 관한 얘기를 언론이나
지난번에 여기를 다녀왔던 박철언특사(정무1장관)로부터 상세히 들어 오랜
친구를 접하는 것 같다"면서 "나도 2년전 대통령후보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부디 성공을 빈다"고 화답.
노대통령은 이어 "헝가리의 민주개혁은 헝가리뿐만 아니라 베를린장벽도
무너뜨렸고 동구전역의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하는 일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헝가리의
자유화/개방화를 찬양.
이에 포즈가이 후보는 "각파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북방정책은 정말
역사적인 결단이었다"고 칭송한 뒤 "얼마전 유고측에 대해 한국과 국교를
수립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얘기를 주었으며 곧 소련을 방문하게
되는데 거기에 가서도 같은 얘기를 할 작정"이라고 설명.
노대통령은 "이번에 한-헝가리 양국관계의 실질적인 증진을 위해 많은
기업인들을 대동해 왔는데 이들과 얘기를 잘 나눠보면 헝가리 발전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권유.
노대통령은 여당인 포즈가이후보가 야당의 퓌르 민주광장 후보와 함께
선두에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했음인지 "첫 인상을 보니까 충분히 헝가리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될것 같다"며 "당신을 두고 헝가리의 고르바초프라고들
한다는데 인상이 매우 좋다"고 추켜세워주기도.
노대통령은 "국가건설에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필요하지만 한국이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배경에만 민족적 단일성과
국민의 일치감이 큰 저력이 되었다''면서 "헝가리도 단일민족으로서 국민적인
단결력을 발휘하면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
이에 쿨차르 후보는 30여년간 법학을 전공한 학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노대통령의 그같은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하고 "헝가리는 민족적
동질성면에서는 어떤 나라보다도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수십년간
이질적인 정치체제및 문화때문에 이같은 강점이 많이 훼손되었다"고 말해
헝가리가 공산주의체제로 인해 국가발전이 정체되었음을 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