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정당 사본 공개 ***
민정당은 24일 노태우대통령의 방미기간중인 지난 16일 미상하원의원들에게
김대중평민당총재 명의로 노대통령에게 한국내 정치현실을 비판하며 압력을
가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등 3건의 관계문건사본을 공개했다.
*** 10월16일 미국의원에게 보내 노대통령에 압력 요청 ***
김총재명의의 서신에서 김총재는 안기부에 의한 자신의 구인은 부당하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점차 퇴보하고 있음을 주장한뒤 "노대통령의 방미과정에서
미정치입안가들은 한국의 정치적자유및 한국식 매카시즘등 2가지 분야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서신은 이어 "미정책입안자들은 노대통령에게 왜 민주화를 역행하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며, 나아가 이러한 민주주의의 후퇴는 한국, 아시아 및
전세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미국 및 부시행정부에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노대통령에게 명백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총재는 또 "노대통령의 방미기간중 민주화를 요구하는 주장이 거세게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 평민, "연설불참 권유는 안했다" ***
이에 대해 평민당은 24일 저녁 10월중순 김총재의 서한발송사실을 시인
했으나 노대통령의 미의회연설때 불참을 요구한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평민당은 23일부터 이날 아침까지는 "서너달 전에 우리의 인권상황
과 관련한 서한을 미의원들에게 보낸 일이 있다"고 해명, 노대통령의 방미
시점에 김총재가 편지를 보낸 일은 없다고 주장했었다.
평민당은 또 "노대통령의 의회연설시 의원들에게 불참을 권유했다는 서한은
최근 미종교단체가 보낸 것"이라면서, 평민당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민정당은 이날 김총재명의의 서신과 함께 "한국의 인권을 위한 북미연합"
사무국장인 하비목사가 지난 9일 미의회의원들에게 보낸 서신 및 지난 8월말
서경원의원사건과 관련 평민당측이 주한외교가 및 해외인권단체, 미상하의원
등에게 보낸 영문판 문서도 함께 공개했다.
하비목사는 이 서신에서 "미의회가 상하양원합동연설을 위해 노대통령을
초청한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하고 "초청의 철회가 시기적으로
늦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나 그대신 귀하 (서신수신자를 지칭) 가
18일의 (노대통령의) 의회연설에 불참할 것"을 촉구했다.
하비목사는 또 이 서신에서 "귀하의 의회연설 불참이 점증하는 한국의
인권부재문제에 대한 귀하의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다는 요지의 서한을
한국정부에 보낼 것"도 요청한 뒤 "한국인들은 미의회가 노대통령에게
금번 방미기간중 어떻게 말하는가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당의 박희태대변인은 "북미인권단체간부인 하비목사는 지난 9월9일
부터 18일까지 10일동안 방한, 9월15일 김총재 집에서 김총재와 조찬회동을
한 사실이 있다"며 "평민당은 하비목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열렬한 김총재의 후원자로 김총재 접촉사실이 편지발송 직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하비목사의 사선발송의 배경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