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9일째 하락 종합지수 900대 붕괴도 점쳐 ****
**** 자금사정 악화 수급불균형 불안감 심각 ****
증시가 "수렁장세"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증권가에서는 또다시 "어둡고
긴" 침체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8월중반 이후부터 9월초순까지 20여일동안 종합주가지수가 90포인트
정도 뛰는등 폭발장세를 보여 흥분했던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6일까지 연 9일동안 주가가 하락, 종합주가지수 920대가 위협
받고 있는데다 거래량도 800만주정도에 그치는 무기력한 장세를 보이고 있어
곧 종합주가지수 900대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2대 악재로 부각된 자금사정 악화와 수급불균형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증권사의 증자일정 연기 및 은행의 유상증자
청약일 분산등의 조치에도 불구, 증시가 큰폭의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장세도 예년의 경우 배당을 기대한 선취매등으로 활황을 보였으나
올해는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대두하고 있어 투자가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6일 투자심리선이 8%로 내려앉아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자
주가가 바닥권이라고 판단한 일부 투자가들이 반말매수에 나서 27일에는
주가가 전/후장에 걸쳐 한때 소폭으로 오르고 거래량도 약간씩 늘어남으로써
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해주고 있다.
최근 증시장세가 수렁에서 바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금사정 악화와
수급불균형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
정부당국이 통안증권의 만기도래분 및 순증분 1조5,000억원을 발행함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이 이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품을 내다파는등
매수보다 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 4/4분기중 통안증권 만기도래분은 10월에 4,600억원, 11월 1조80억원,
12월 1조1,540억원등 모두 2조6,220억원에 이르고 있어 이것이 현금으로
상환되지 않고 순증발행까지 추가된다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사정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이후 장세활황과 함께 최고 2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던
고객예탁금도 지난 추석을 전후해 빠져나가 1조8,000억원정도로 감소한뒤
자금이 다시 유입되지 않고 있으며 10월중에는 1조원에 이르는 부가가치세도
납부해야 되는 부담을 안고 있어 자금압박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의 주식공급규모도 유상증자의 경우 금융권이 3조5,000억원,
비금융권이 5,500억원으로 총 4조500억원정도로 추정되고 기업공개 규모도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나 수요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입여력과
고객예탁금, 신용융자 증가분등 모두 3조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물량
압박이 심각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유상증자 시기를 내년으로 늦추고 은행들도 유상증자 청약일
을 재조정,연말의 물량압박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안에 증자를 실시키로 했던 럭키, 신영, 동방, 유화증권등 4개사가
유상증자를 내년으로 연기, 약 5,000억원의 공급물량 감소효과를 가져왔다.
증자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나머지 증권사들도 유상증자 시기를 내년으로
넘기면 올 4/4분기중에 전체 공급물량의 25%정도인 1조원 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수급불균형이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유상증자 청약일은 오는 12월5일로 똑같이 정했던 5개 시중은행도
은행별로 증자에 시차를 두기로 결정, 서울신탁은행과 제일은행은 11월28일과
29일, 상업은행과 조흥은행은 12월12일과 13일, 한일은행은 12월5일로 분산해
유상증자 물량의 연말 집중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와 은행의 증자일정 연기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물량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인데다 이미 발표된 시중
은행과 증권사의유상증자 규모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투자가들의 투자
심리를 부추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권가는 일부 증권사 노조가 본격적인 임금투쟁에 나서고 투자가들의
증시부양책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어수선한 분위기.
동서증권을 비롯한 14개 증권사 노조는 임금 5% 인상을 고집하는 경영진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자 지난 12일 쟁의발생신고를 내고 조합원들의 리본달기와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으로 임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쟁의발생신고를 낸 증권사 가운데 대우, 한양, 동서증권등은 임금협상이
타결됐으나 일부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각사 노조는 조합원
들을 대상으로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뒤 파업을 강행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또한 일반투자자 50여명은 지난 26일 낮 12시40분께부터 증권거래소에서
주식공급확대정책 중지등 4개항을 요구하며 1시간30분동안 시위를 벌인뒤
증권감독원에 몰려가 농성을 벌여 증권가가 소란스런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향후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도 조심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최근 12일동안의 종합주가지수가 며칠동안 상승했는지로
산출하는 투자심리선이 지난 26일 현재 연중 최저점인 8%로 내려앉아 투자가
들이 주가가 바닥권이라고 판단,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지난 6월21일부터 7월1일까지 10일동안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
투자심리선이 8%로 떨어지나 다음날인 7월2일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9월 결산법인인 증권사가 영업실적을 높이기 위해 곧 적극적인
매수세에 가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5개 지방투자신탁회사가 11월부터 영업을 개시하고 석유사업기금을
비롯한 각종 기금이 조세감면규제벚 개정과 함께 기관투자가로 추가 지정되면
수요창출효과가 매우 큰데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