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더미 자료요구보다 알맹이 찾는 국감을 ****
국회가 어제부터 국정감사활동에 들어갔다.
첫날에는 16개 상위가운데 내무 재무 경과위등 7개상위만 참여했으나 오늘
부터는 운영위를 제외한 15개상위가 일제히 감사활동을 벌인다.
운영위감사는 오는 25일과 26일 이틀뿐이다.
내달 7일까지 20일동안 진행될 이번 국감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각별하다.
그러나 한편 불안도 크다.
16년만에 부활된 지난해 국감의 시행착오를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고 국정
전반에 걸쳐 그야말로 건설적이고 알맹이 있는 감사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그럴수 없을 것 같은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따가운 눈초리로 그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여야의원들은 그 점을 한시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번에는 잘못이 많았다.
산더미 같은 자료와 수많은 증인출석요구, 수감기관장과 출석증인을 죄인
다루듯한 심문자세등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국회의원의 자질까지 의심케 만든 감사였다.
그런 가운데서 대외비국감자료의 유출사실이 뒤늦게 터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정책과 회계감사여야 할 국감방향이 정치감사, "대야"의 정치
공세로 시종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뒤에 그것들 "한풀이" 감사로 규정지었다.
지난해 국감이 그렇게 된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오랜만에 부활된 감사였던데다 6공출범이후 처음으로서 5공은 물론 심지어
4공의 비정까지 속출 청산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야대국회가 들떠 있었다.
많은 국민들이 한번 속시원히 가려주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제는 다르다.
이번 국감은 그 모습과 내용에서 달라지기를 많은 국민이 바라고 있다.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이번 국감이 지난번과 크게 달라질것 같은 예감은
들지 않는다.
여야정당의 입장에서 그 점을 감지할 수 있다.
야당은 계속해서 5공청산과 민주화를 내건 정치공세를 펼 모양이어서
이에 맞설 여당과의 격돌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평민 민주 양당은 공안정국 문제를 비롯해서 전교조, 인권,
토지공개념과 부실기업처리문제등 많은 현안에 관해 정부를 집중 공격할
전망이어서 자칫하면 또한차례 파행적인 국감활동을 보게되지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 중 략 ........
물론 정부는 국정감사에 가능한 최대한의 성의와 협조를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정수행에 그 어떤 비리나 잘못도 없도록 해야겠으나 국감에서
지적받은 잘못과 정당한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해서 잘못이 시정돼야 한다.
그러나 한편 국회는 또 국회대로 국감이 산더미같은 자료보다 알맹이 있는
내용이 될 수 있도록 면밀한 준비와 능률적인 운영을 해야할 책무가 있다.
당리당략에 좌우되고 개인의 인기를 제고하는 기회로 이용돼서는 안될
것이다.
자료 및 증인출석요구와 대상기관 지정에서의 중복 경합도 지양되어야
한다.
이번에도 그런 사례가 많다고 들린다.
특히 수감기관이 많이 축소되었다고 하나 서울시와 부산시의 경우 각각
7개상위의 감사를 받도록 계획된 것은 지나쳐 보인다.
남의 잘못을 추궁하는 자신의 자세에서부터 허물이 있어서는 안된다.
감사진행중에라도 잘못된 것은 고치고 미비된 점은 보완하여 이번에는
정녕 국감다운 국감이 되게 하여 새로운 국회상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