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원 약관심사위원회(위원장 송주찬 연세대법대학장)는 한국소비자
보호원이 심사청구한 국내 항공운송약관의 배상액 한도조항을 무효로 의결
했다.
이에따라 대한항공(KAL)은 고객이 비행기로 여행을 하다 사고로 사망 또는
상해를 입을 경우 최고한도 7만5,000달러(현재 환율기준 약4,800만원)의 범위
안에서만 배상을 하고 수하물에 대해서는 최고 12만원까지만 물어주도록 되어
있는 현행 약관을 고쳐야 한다.
5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약관심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의
사상배상한도가 국내 자동차나 선박등 다른 교통수단 사고발생때의 실질배상
한도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교통수단의 이용
고객보다 비행기이용고객에게 불리하다고 지적, 이를 무효화시켰다.
약관심사위원회는 특히 대한항공이 국제선 승객에 대한 배상한도를 10만
SDR(약8,500만원)로 정해 놓고 국내선 승객에 대해서는 훨씬 낮게 책정해
미국, 일본등 선진국이 국내선 이용객을 오히려 국제선 승객보다 더 높게
배상해주는 추세와도 어긋날 뿐아니라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상승추세 및
앞으로의 환율전망등 여러가지 경제여건을 고려할때 소비자에게 더욱
부당하게 작용할 것이므로 이같은 조항은 약관법을 위반하는 무효조항이라고
판시했다.
약관심사위는 또 수하물의 파손이나 분실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를 12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조항은 그간의 경제성장이나 물상상승을 고려할때 적정하다고
보기가 어려우며 승객이 12만원이상의 고가품을 신고하면 물어주도록 되어
있으나 일일이 신고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지적, 역시 이를 무효로 판정했다.
경제기획원은 이에따라 약관인가 당국인 교통부로 하여금 이 약관을 개정
조치토록 하고 대한항공 및 다른 항공사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적정한 배상한도를 설정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현행 약관법은 상당한 이유없이 당사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에 이전시키는 조항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