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개인등이 자금조달 및 운용수단으로 주식등 유가증권을 선호하
는 이른바 "금융의 증권화"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또 최근 외국의 대한시장개방 압력과 관련, 직접투자나 증권투자등을 통한
해외에서의 자금유입이 계속 큰폭으로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규모확대와 함께
통화증발요인으로 상승 작용하고 있어 적지 않은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지난 3/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기업과 개
인은 물론 정부 부문에서도 주식을 비롯한 유가증권 보유가 엄청나게 늘어난
데 힘입어 지난9월말 현재 국내 총금융자산 보유액은 473조3,155억원으로 지
난 6월말보다 9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기업부문의 자금조달면에서는 지난 3/4분기중 어음발행규모가 2/4분
기보다 1조6,399억원이나 감소했는데도 불구, 주식발행이 2조2,932억원이나
늘어난데다 환차익을 노린 단기무역신용의 급증으로 해외차입도 4,845억원이
증가, 지난2/4분기보다 5조299억원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기업자금조달규모 4조8,606억원을 웃도는 수준으
로 그만큼 신규설비투자등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활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3/4분기중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투자-저축)는 작년동기의
2조2,694억원에서 3조6,668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나 기업들이 이같은 자금
부족분을 금융기관차입보다는 주식발행으로 메우는 경향이 두드러져 기업자
금조달액중 간접금융(금융기관차입)의 비중은 지난해 3/4분기의 58.2%에서
43.4%로 14.8%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기업들의 자금운용면에서도 재테크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져 지난 3/4분
기중 기업들이 매입한 주식은 7,792억원으로 이 기간중의 전체 자금운용증가
액 1조3,631억원의 절반을 넘는 57.2%를 차지했다.
이와함께 개인부문에서도 주식 및 투자수익증권등 유가증권선호 현상이 눈
에 띄게 뚜렷해져 3/4분기중의 유가증권 신규매입액만 해도 주식 1조3,456억
원등 모두 2조3,852억원에 달해 지난해같은기간의 7,225억원에서 3배이상 늘
어났다.
그러나 고성장에 따른 저축여력의 증대에도 불구, 최근들어 자동차등 내구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과소비 풍조의 영향으로 보험회사등에서의 대출이 크
게 늘어나는 바람에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규모는 작년 3/4분기의 3조2,725억
원에서 3조5,934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부부문에서는 세수호조를 반영,자금잉여규모가 지난해 같은기간의 9,328
억원에서 1조5,651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한편 해외부문에서는 자금유입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 최근의 경상수지흑
자규모확대추세에 겹쳐 심각한 통화증발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4분기중 외국인의 대한직접투자는 1,600억원으로 작년동기의 1,026
억원에 비해 60%가까이 늘어났으며 국내증권시장의 활황에 편승, 코리아펀드
등을 이용한 외국인 증권투자 역시 257억원이 늘어나 507억원이 줄어들었던
지난해 같은기간과 큰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