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퓨터업계가 그동안 COCOM(대공산권수출통제조정위)을 의식, 자제
해온 대중국시장 진출을 실현시키기 위한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OCOM이 퍼스컴을 비롯한 일부컴퓨터, 워드프로세
서 및 FD(플로피 디스킷)등 32개 전략품목에 대한 대공산권 수출규제를 완화
하기로 최종 결정한 가운데 이달초 이용태 정보산업연합회회장, 김중길 삼보
컴퓨터사장, 권혁조 동양정밀(OPC)부회장 및 쌍용컴퓨터 관계자 등 업계인사
10여명이 지난17일까지 11일간 산동성등을 방문,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
웨어 부문의 대중국진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타진했다는 것이다.
국내 컴퓨터업계의 대중국진출은 우리나라가 COCOM회원국이 아님에도 불구,
우리제품의 최대수입국으로 이 기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통상차원에서
이를 사실상 견제하는 가운데 가전 및 일반전기등 기타분야와는 달리 수출발
판이 전혀 마련되지 않는 대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COCOM의 규제조치 완화와 함께 세계정보통신 부문의 선두주자인 일
본이 대중국수출활성화를 위해 지난해의 이른바 도시바 스캔들이후 주춤했던
자국기업의 대공산권선적을 적극 장려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정부와 업계가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이자 우리업계도 수출가능 품목인 퍼스컴, 워드프로
세서 및 소프트웨어등의 대중국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기위해 이번에 컴퓨터업
계 최초로 관련인사를 파견했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중국의 경우 지난81년이후 전산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
나 자체생산능력의 부족으로 심각한 공급난을 겪고 있는데다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한자는 물론 우리교포들을 감안한 한글 시스팀의 수요 또한 적지
않아 전반적인 시장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유망품목으로 16비트퍼스컴, 워드프로세서 외에도 전자사식기, 컴
퓨터그래픽 시스팀 및 전자출판 시스팀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사무 및 공장자동화 관련 시스팀이 채산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보등 그동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통한 퍼스컴 대량수출로 발판을
닦아온 일부메이커들은 홍콩등지에 중국진출을 겨냥한 법인을 설립하는등 만
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우리제품의 대중국진출이 실
현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관계자들은 미국이 지난8월 발효된 종합무역법과 관련, 첨단정
보통신 부문에 대한 우리업체의 대공산권진출을 계속 저지할 뜻을 분명히 하
고 있음을 감안할때 정부가 통상차원에서 이같은 장벽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컴퓨터부문 수입은 지난해 5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수급상의 엄청난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향후 수입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
인데다 북경정부가 전산부문표준화를 위해 가능한 소수업체의 제품을 다량구
입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일업체들이 치열한 공방전
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