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내년 2나노' 띄우자…삼성, 내달 1나노 계획 공개 '맞불'

반도체 파운드리 주도권 경쟁

TSMC "2nm 고객 이미 줄 섰다"
삼성, 2026년으로 양산 앞당길 듯
대만 TSMC가 내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간 수주 경쟁이 펼쳐질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해 “3㎚ 공정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2㎚ 이하 최첨단 공정과 관련한 반격 계획을 공개한다.

27일 공상시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장샤오강 TSMC 공정개발 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한 포럼에서 “2㎚ 공정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계획대로 2025년께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TSMC가 기술적인 문제로 2㎚ 공정 본격 양산 시점을 2026년까지 연기할 것”이란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TSMC의 2㎚ 공정 연기설이 흘러나온 이유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라고 불리는 전류 제어 기술을 처음 적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022년 6월 3㎚ 공정에 도입한 이 기술은 반도체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누설 전류를 줄여 칩의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장 부사장은 “GAA를 적용했을 때의 수율(전체 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은 목표치의 90%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2㎚ 공정 수요는 3㎚, 5㎚를 넘어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TSMC의 주력인 3㎚ 공정도 ‘라인이 부족해서 못 팔 정도’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2㎚ 공정 수요는 이보다도 많다는 얘기다. TSMC 관계자는 “연말까지 3㎚ 공정 생산능력을 3배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그래도 고객 주문을 다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TSMC의 자신감은 매출의 25~30%를 차지하는 대형 고객사 애플과의 밀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20일께 대만을 극비리에 방문해 웨이 CEO와 2㎚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다음달 12~1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드리·SAFE 포럼을 열고 기술 로드맵,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 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반도체(DS)부문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바뀐 뒤 처음 열리는 글로벌 행사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2027년으로 설정한 1㎚대 공정 양산 일정을 2026년으로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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