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바다에 원전 6기급 '풍력둥둥섬' 띄운다

분산에너지법 시행 앞두고 풍력발전 속도내는 울산·포항

울산, 해상풍력 '최적 입지' 평가
해외 5개 발전사, 40조원 투자
2030년까지 6.2GW급 단지 조성

구룡포 발전단지 조성하는 포항
'풍력터빈 1위' 베스타스 방문
핵심 설비·부품 공장 유치 나서
글로벌 해상풍력발전사들이 울산 해상에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투시도. 울산시 제공
바람 자원이 풍부한 울산과 경북 포항시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맞춰 친환경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다음달 본격 시행되는 분산에너지법은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을 전력 수요 중심의 지역·단위별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울산시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지정하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선정되기 위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사고팔 수 있는 곳이다. 울산시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선정되면 전력이 대량 필요한 2차전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 분야 기업을 유치하는 데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분산에너지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울산시 전체 에너지원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2030년까지 총 10.2GW에 이르는 분산에너지 전원 계획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해상은 이미 글로벌 해상풍력발전사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해외 투자사는 울산에서 남동쪽으로 58㎞ 떨어진 동해가스전 인근이 평균 초속 8m 이상의 우수한 풍황과 넓은 대륙붕을 갖추고 있어 해상풍력발전단지 입지로 최적이라고 평가한다. 덴마크 재생에너지 전문 자산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프랑스 토탈, 셸·코엔스헥시콘, 미국계 KF윈드,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이 울산에서 부유식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까지 울산 앞바다에서 6.2GW급 풍력발전사업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놨다. 2030년까지 1~2GW급 단지를 각각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발전용량만 원전 6기에 맞먹는 규모다. 투자금액은 40조원에 달한다.

울산항만공사는 원자력발전소 6기 규모와 맞먹는 민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통해 3억t에 달하는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남신항 2개 선석을 풍력지원 부두로 개발하기로 했다.포항시도 풍력발전사업을 지역 신산업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해상풍력 터빈 제조사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스’를 방문해 포항지역의 해상풍력발전시장 여건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투자 유치 의향을 전달했다. 베스타스는 세계 1위 풍력터빈 기업으로 국내에 풍력터빈 핵심 설비·부품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포항시는 구룡포 장기면 해상에 공공 주도형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 시장은 “동해안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밀집해 있고, 포항시에는 동해안권 내 유일한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이 있다”며 “해상풍력과 연계한 미래 청정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베스타스와 적극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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