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포위' 훈련…'독립파' 새 총통에 경고

라이칭더 취임 사흘만에 무력시위
대만 반발…대규모 병력투입 대응
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사흘 만에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23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부터 이틀간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 남부, 동부 및 진먼다오, 마쭈섬, 우추다오, 둥인다오 등에서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병력을 총동원한 합동 군사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연합리젠-2024A 연습’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번 훈련은 대만을 한가운데 두고 주변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 훈련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독립’ 분리 세력에 대한 강력한 징계이자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중국군의 이번 군사훈련이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에게 경고하는 성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라이 총통은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독립’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주권 등을 포함한 ‘현상 유지’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중국은 대만의 주권 주장이 곧 ‘독립’ 주장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어 라이 총통 취임 사흘 만에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대만 군당국도 이 같은 훈련에 반발하며 병력을 투입해 대응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역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규정에 따라 육·해·공군을 투입해 대응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대만의 주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군 장병들에게 비상경계 태세를 철저히 갖출 것을 주문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이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선 것은 라이 총통이 부총통 시절 미국을 방문한 작년 8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앞서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공식 방문하자 이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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