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예약플랫폼 인기…회원수 230만명 넘은 곳도

골퍼들 이용 경험 80% 넘어

플랫폼 1위 업체는 카카오VX
3년반만에 회원수 3배나 증가
'인력난' 지방 골프장 참여 늘어
코로나19로 인한 골프의 ‘반짝 호황’이 끝나자 온라인 예약 플랫폼이 골프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퍼 10명 중 8명 이상이 예약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고, 인기 예약 플랫폼은 올해 회원수 2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전국 20~50대 골퍼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5%만이 “예약 플랫폼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예약 플랫폼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용 경험이 높았다. 20대 남성 골퍼 가운데 예약 플랫폼을 써본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8.8%에 그쳤지만 50대에서는 17.7%에 달했다. 여성의 경우 플랫폼 이용 경험이 없다는 응답자는 20대와 50대가 각각 12.3%, 22.4%였다.

플랫폼 중에서는 카카오골프예약이 전체 응답자의 33.1%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카카오골프예약은 지난해 국내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중계 거래액 9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골프존 티스캐너(9.9%), 스마트스코어(9.3%), 김캐디(5.2%) 순으로 이용도가 높았다.

예약 플랫폼 이용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VX에 따르면 2020년 12월 80만 명이던 카카오골프예약 회원은 올해 5월 기준 230만 명에 달했다. 약 4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예약 플랫폼은 전국 각지에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골프장을 한데 모아서 볼 수 있다. 2·3인 플레이, 노캐디 등 맞춤형 구장을 찾기도 쉽다. 마감이 임박해 파격 세일하는 골프장도 실시간으로 고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젊은 골퍼들 사이에서 미리 라운드 날짜만 잡고 당일에 파격 할인하는 구장을 플랫폼으로 잡는 ‘당일 예약’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골퍼의 연령이 낮아진 것 역시 플랫폼 활성화를 이끈 변수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과거 골프가 중장년층의 비즈니스용 활동이던 시절에는 단골 골프장에 직접 예약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20~40대 골퍼가 많이 유입되면서 플랫폼이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골프장들에 예약 플랫폼은 고객을 유치하는 데 차순위 선호 수단이었다. 코로나19로 골퍼가 급증하면서 각 골프장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열자마자 수분 만에 모든 티를 완판하곤 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당일 완판’은 옛말이 됐다. 골퍼들도 구장을 골라 갈 여유가 생기면서 한곳에서 비교하고 따져볼 수 있는 플랫폼의 이점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골프시장 하락세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 골프장은 예약 플랫폼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보다 많은 플랫폼에서, 보다 좋은 자리에 노출돼야 골퍼들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업체에서 제공하는 셀프체크인 서비스도 지방 골프장이 플랫폼에 가입하는 주요 요인이다. 카카오VX 관계자는 “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지방에서 골프장 서비스직 채용은 골프장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라며 “정보기술(IT)로 인력 채용을 대체할 수 있는 셀프체크인을 도입하기 위해 예약 플랫폼에 가입하는 지방 골프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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