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 '자율주행 트랙터' 등장…"집 안에서 앱으로 24시간 경작"

대동·LS엠트론 등도 가세
드넓은 농경지도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자율주행차의 무대가 됐다. 제초, 파종, 흙갈이, 수확 등 농사일을 자동화하는 기술과 자율주행의 궁합이 좋아 비용 절감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21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농기계 업체인 미국 존디어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을 활용한 자율주행 트랙터를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스타링크 트랙터’는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격오지에서도 농장주가 아이폰 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존디어는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트랙터를 공급하고 있다. 360도를 살필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 6대,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 수신기, 이 회사의 자회사인 스파크AI의 장애물 탐지 기술이 트랙터 성능의 비결이다. 2030년까지 옥수수 등의 재배 작업을 완전 자동화한 트랙터를 내놓는 게 목표다. 존디어는 AI로 영상을 분석해 잡초에만 제초제를 뿌리는 기술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트랙터를 쓰면 제초제 사용량을 기존 대비 3분의 1로, 비료를 3분의 2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시장조사업체 PMI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 트랙터 시장 규모는 올해 24억달러에서 2034년 206억달러로 여덟 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미국 외식업 프랜차이즈인 치폴레멕시칸그릴은 지난해 12월 잡초만 골라 제거하는 자율주행 로봇 개발업체 그린필드로보틱스에 투자했다. 제초제 사용을 줄여 토양 황폐화를 막고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도 자율주행 트랙터가 보급되고 있다. 대동은 이달부터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중형 트랙터 ‘GX 트랙터’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대형 트랙터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2026년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트랙터를 내놓는 게 목표다. 경쟁사인 TYM도 지난 1월부터 레벨3 자율주행 트랙터를 공급하고 있다. LS엠트론은 하방 장애물 감지 기능을 더한 레벨3.5 자율주행 트랙터를 공급 중이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은 인건비 상승과 고령화로 인한 1차 산업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런 기술을 갖춘 기업이 광물, 공산품 운반 등 다른 산업에서도 시장을 개척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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