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표심 잡자'…5·18 기념식 대규모 추모 나선 與

호남 홀대론에 당 외연 확대 나서
당 지도부·당선인 등 참석 예정
개혁신당은 7시간 30분 참배도
< 홍준표에 5·18 배지 달아주는 강기정 > 17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5·18 민주묘지를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5·18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올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사상 최대 규모로 참석한다. 개혁신당 당선인들이 지난 15일 장시간에 걸쳐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에 이어 보수 정당이 잇따라 호남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현역 의원, 당선인들은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 규모는 역대 최대로 알려졌다.황 위원장은 전날 “값진 희생으로 만들어낸 자유민주주의를 소중히 지키고 5월 정신을 더욱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같은 날 민주화운동 공법 3개 단체와 만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한다는 입장도 재차 전했다.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 50여 명도 5·18 기념식에 참석한다. 수도권 한 낙선 인사는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당 쇄신 워크숍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5·18 기념식에 다 함께 참여하면 의미 있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이주영·천하람 당선인은 15일 5·18 민주묘지를 7시간30분 동안 참배했다. 이들은 995개에 달하는 비석을 일일이 닦고 절을 했다. 이 대표는 경남 김해에서 재배한 국화를 직접 가져와 헌화했다. 방명록에는 “995기의 묘 하나하나마다 담긴 광주의 오월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보수 정당이 ‘5·18 정신’을 연이어 강조하고 나선 것은 당 외연 확대를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도 호남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비례대표 공천과 지원 유세 과정에서는 ‘호남 홀대론’도 제기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운동 기간에 호남권을 찾지 않아 지역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며 “호남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다면 큰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혁신당도 최근 당 스펙트럼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이던 지난 대선 당시 ‘서진 정책’을 강조하며 수시로 호남을 찾은 바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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