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티켓 웃돈만 80만원 주고 샀는데 어쩌나"…피눈물

티켓에 웃돈을 얹어 다시 판매한 이른바 '티켓 되팔이'들만 신난 상황이 벌어졌다. 김호중이 공연하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티켓과 관련한 얘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해당 공연 티켓은 예매를 시작했다. 판매가는 15만~23만원이었다.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2만석 전석이 모두 매진됐다. 매진 직후부터 중고나라와 당근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되팔이' 티켓이 쏟아졌다. 20만원대 VIP 좌석은 2장에 80만원 수준으로 판매됐고 상당 수가 거래를 마쳤다.

A씨도 20만원대 정가 티켓을 2장에 80만원을 주고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샀다. 예매 사이트에선 순식간에 매진돼 구할 수조차 없던 티켓이다. 2배도 넘는 가격이었지만 부모님들에게 효도를 한다는 마음으로 표를 샀다.

문제는 김호중이 뺑소니와 음주운전 의혹에 휩싸이면서 공연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공연이 무산되면 주최 측으로부터 환불 조치는 받겠지만 정가로 환불을 받는다. 되팔이에게 준 웃돈은 받을 길이 없다.
음주운전 의혹이 터지자 기존 티켓값과 큰 차이가 없는 20만원대에 양도한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공연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나오는 매물로 추측된다.

문제는 이런 되팔이 자체가 처벌 대상이 아니란 점이다. 암표 처벌 규정이 담긴 경범죄처벌법은 오프라인 현장 거래에만 적용될 뿐, 암표 매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엔 공연법이 일부 개정돼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구매하고 되팔이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공연을 하는 가수들을 중심으로 매크로를 통해 예매를 하고 되파는 경우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업계 자정 작용에 나섰다. 한편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연·스포츠 경기 입장권 부정거래(암표) 근절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되팔이 행태의 대안 등을 논의했다. 최근 캠핑장 예매나 한정판 판매 등에서도 추첨제가 늘고 있다. 일정 시간동안 접수를 받고, 이후 그 중 추첨해 판매하는 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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