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구준표섬 그 나라 '초비상'…佛 병력 급파 이유

프랑스 정부, 병력 급파
누벨칼레도니에 소요 격화
SNS 틱톡도 차단
사진=AP
프랑스 정부가 남태평양 자치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에 2700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SNS 틱톡도 차단했다. 유혈 소요로 번진 누벨칼레도니 헌법 개정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서다.

누벨칼레도니 주재 프랑스 최고위원회는 17일 프랑스 정부가 보낸 병력이 누벨칼레도니 수도 누메아의 라톤투타 국제 공항에 상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추가 병력이 속속 누벨칼레도니에 상륙하며 프랑스 경찰과 헌병 등 보안 인력은 약 1700명에서 27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누메아에는 보안군은 붉은 베레모를 쓰고 소총, 방독면, 진압 방패를 착용한 채 거리를 통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소방, 민병대 등으로 구성된 진압병력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인근 군기지에서 공군기 탑승을 대기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700여명의 병력을 소집해 누벨칼레도니에 파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프랑스 정부가 선거권 조항 개정을 추진하며 촉발됐다. 프랑스 정부는 유권자 확대 목적으로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방향으로 선거제를 개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누벨칼레도니 원주민 카나크족은 이 정책이 원주민 입지를 좁히고 친(親)프랑스 정치인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카나크족은 누벨칼레도니 전체 인구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 의회 구성원인 스티브 샤이유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누벨칼레도니 원주민 카나크족 운동가들과 함께 카나크족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서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병력은 누벨칼레도니에서 번지고 있는 유혈 소요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서 파견됐다. 누벨칼레도니에서 지난 13일 밤부터 시작된 선거권 조항 개정 반대 시위는 순식간에 유혈 소요 사태로 번졌다. 프랑스 기업과 관련된 상점을 중심으로 한 약탈과 공공건물에 대한 훼손이 잇따랐다. 전날까지 프랑스 경찰관 2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고, 보안군 60명이 다쳤다.

프랑스 정부는 전날 오전 5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최소 12일간 집회와 이동, 주류 판매 등이 제한되고 가택 연금 등에 대한 당국의 권한이 확대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누벨칼레도니 국제공항과 항구에 군을 투입했고,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차단했다. 틱톡이 시위 선동에 사용됐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가 본토 밖 해외영토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다. 루이 르 프랑 누벨칼레도니 주재 프랑스 최고위원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누메아에는 여전히 대치 상황과 우려가 남아있다"며 "지뢰 제거 전문가팀을 포함한 지원 인력들은 도로의 장벽을 치우면서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벨칼레도니는 1853년 프랑스에 점령됐다. 프랑스는 초창기 누벨칼레도니를 죄수 유배지로 사용했다. 하지만 1988년 마티뇽 협정과 1998년 누메아 협정으로 누벨칼레도니에 자치권을 상당 부분 이양했다. 독립 찬반 투표도 2018년, 2020년, 2022년 세 차례 이뤄졌다. 주민투표 결과 독립 반대표가 더 많이 나와 독립은 최종 무산됐다.
사진=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방송 화면
누벨칼레도니는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지로 국내에 알려졌다. 세계 3위의 니켈 생산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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