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예술가] 영화감독·작가·화가·시인, 모두가 질투하던 佛 천재…장 콕토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영화감독, 극작가, 시인이자 소설가. 프랑스 예술계의 ‘앙팡 테리블(악동)’로 악명을 떨친 장 콕토(1899~1963)에게 따라붙는 수식어 중 일부다. ‘화가 장 콕토’를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 기간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콕토는 20세 때 시집 <알라딘의 램프>(1909)를 펴내며 예술계에 데뷔했다. 러시아 발레단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화가 파블로 피카소 등 아방가르드 예술인들과 교류하며 지평을 넓혔다. 소설 <사기꾼 토마>(1923), 희곡 ‘오르페우스’(1926), 영화 ‘미녀와 야수’(1952)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천재적 재능엔 주변의 질투가 뒤따랐다. 동시대 예술가들로부터 “어느 한 분야에서도 정점을 찍지 못했다”는 비아냥을 들었다.콕토는 그의 애인이었던 천재 작가 레몽 라디게(1903~1923)가 요절한 뒤 아편에 중독됐다. 소설 <무서운 아이들>(1929)은 이런 악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쓴 책이다. 라디게를 잃은 슬픔은 콕토의 인생 말기까지 지속됐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1960년작 ‘오르페우스 거울’에선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가 서로를 가로막는 운명에 의해 갈라져 있다. 콕토는 이 거울을 남기고 3년 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전시는 9월 16일까지.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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