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해태 에이스…年 500억 '메가브랜드' 위상 굳건

K푸드 스테디셀러 스토리

건빵 기술로 크래커 개발 나서
3년 연구 끝에 1974년 출시
인스턴트 커피와 함께 유행
“변함없는 사랑, 변함없는 에이스, 에이스 크래커.” 배우 김혜수(54)가 1985년 해태제과의 ‘에이스’ TV 광고에서 한 말이다. 당시 15세였던 김혜수는 이 광고를 통해 일약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커피와 잘 어울리는 크래커’의 대명사로 통하는 에이스가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에이스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크래커는 발효·숙성 과정을 거쳐 수분함량을 낮추고 건조하게 구워낸 얇은 과자다. 1970년대 초엔 기술 부족 등으로 국산 크래커가 전무했다. 해태제과는 군 납품용 건빵을 제조하던 기술력을 토대로 크래커 개발에 나섰다. 동양 최초로 영국에서 초대형 오븐도 들여왔다.

1971년 ‘죠니크랙카’라는 국내 최초 크래커 생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너무 딱딱해서 먹으면 입천장이 까지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 결국 해태는 죠니크랙카 생산을 중단했다. 별도 전담팀을 꾸리고 연구원 8명을 투입해 3년간 매달린 끝에 1974년 크래커를 새로 선보일 수 있었다. 신제품은 ‘최고, 최상, 일류’의 뜻을 담아 ‘에이스(ACE)’로 명명했다.에이스의 첫 출시 가격은 개당 100원이었다. 당시 ‘뽀빠이’가 10원, ‘삼양라면’이 50원인 점을 감안하면 고가였다. 그럼에도 공장을 24시간 완전가동해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1976년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 출시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열리자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에이스를 커피에 찍어 먹는 게 당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끊임없는 품질 개선과 신제품 출시는 에이스가 장수 과자로 자리잡은 비결이다. 더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밀가루를 중력분에서 박력분으로 바꿨다. 분유는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조제분유로, 팽창제는 천연효소인 프로자임으로 교체했다. 지난해에는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트렌드를 반영한 ‘샌드 에이스 연양갱맛’을 출시했다.

현재 에이스는 연 500억원 이상 팔리는 제과업계 ‘메가 브랜드’ 위상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매출은 1조원, 판매량은 21억 개에 이른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등지에 16억원어치를 수출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꾸준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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