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와 손잡고 히트 쳤는데…'대박 사업' 日에 팔려가나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 압박에
국내외 IP 사업 전망도 불투명
IPX,소프트뱅크 입김 좌우될 수도
지난해 9월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Y173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웨이드(WADE)’를 직접 만날 수 있는 ‘WADESIDE LUCID DREAMING in Seoul’ 팝업이 열렸다. 사진=IPX 제공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로 성장한 라인야후를 소프트뱅크에 넘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상 인플루언서 등 지식재산(IP) 사업 부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라인야후 최대 주주인 A홀딩스 지분 매각과 관련해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정조준해 네이버 측이 보유한 A홀딩스 지분 비중(50%)을 줄이고 나머지 50%를 보유 중인 소프트뱅크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압박을 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협상은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말했다.

지분 협상 방향이 공개되면서 네이버가 추진해 왔던 IP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진 상황. 네이버 주요 IP 사업을 도맡아 왔던 IPX(옛 라인프렌즈)가 소프트뱅크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어서다.

IPX 지분 구조는 이렇다. 지주사인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 63.56%를 보유했으며, 라인야후는 중간지주사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옛 라인코퍼레이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이 IPX의 지분 52.16% 지분를 보유하고 있다. IPX는 최근 몇 년간 기존 라인프렌즈 캐릭터뿐 아니라 가상 인플루언서 등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을 공략해 왔다.

가상 인플루언서 '웨이드'가 대표적이다. 웨이드는 디지털 아티스트를 표방하는 가상 인플루언서로 남극을 탐험하던 부부가 빙하 속에 있던 아이를 우연히 발견했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웨이드는 디제잉, 패션, 사진, 작곡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약하면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다.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를 지배하게 되면 IPX를 중심으로 한 네이버의 국내외 IP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선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 일부를 넘기는 대신 해외 사업을 확보하는 방안을 협상안 중 하나로 언급하고 있지만, 이를 소프트뱅크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IPX는 지난해 인기 아이돌 '뉴진스'와 함께 IP 사업을 추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양측은 뉴진스 상징인 '토끼'(Tokki)와 IPX 캐릭터 '미니니'를 토대로 새롭게 만든 '버니니'를 라인프렌즈 강남·홍대점 내 팝업 스토어를 통해 공개했다. IP 사업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선례로 남았다.

IPX는 이와 같은 방식의 IP 사업을 해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는데, A홀딩스 지분 협상 이후에도 이러한 계획이 유지될 수 있을지 어느 쪽도 장담하기 어렵다.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은 이 외에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지분 27.85%, 라인게임즈 지분 35.66%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라인을 운영 중인 라인플러스 지분은 100% Z인터미디어트글로벌 소유다. 라인플러스는 라인스튜디오 지분 78.95%와 AI 카메라 기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노우 지분 10%를 보유 중이기도 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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