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추미애, 국회의장 할 만"…덕담 건넨 이유

洪 "국익 위해선 좌파 정책도 받아들여야"
秋, 대구 출신·洪과 사법연수원 14기 동기
과거부터 덕담·강도 높은 비판도 주고받아
2017년 7월 4일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화 도중 "우리가 서로 협치를 국민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팔짱 한번 끼실까요?"라며 홍 대표와 팔짱을 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회의장 자리에 바짝 다가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경기 하남갑)에 대해 "국회의장 할만하다"고 추켜세웠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이날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추미애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밝혔다.추 당선인은 대구 출신이고, 홍 시장의 사법연수원 14기 동기기도 하다. 1983년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14기는 문재인 정부 초기 여야 3당 대표(추미애 민주당·홍준표 자유한국당·주호영 바른정당)를 모두 배출하는 등 '스타 기수'로도 알려져 있다.

추 당선인은 2017년 7월 18일 방송된 KBS '냄비받침'에서 홍 시장에 대해 "뻘쭘한 사이"라며 "홍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에다가 같은 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나한테 '집에 가서 애나 봐!'라고 했던 분이다. '우리 애 다 컸다'라고 했더니 못 들은 척하고 가시더라"고 언급했다. 이에 홍 시장은 "(그때 일이) 기억이 난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당시 홍 시장은 "사법연수원 같은 동기였는데, 2년 동안 서로 말을 안 했다. (추 대표가) 어려웠다"며 "미인이니깐. 혹시 말을 걸면 다른 생각으로 치근덕거린다고 오해할까 봐 못했다"고 회상했다.

추 당선인은 민주당 대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 방침을 홍 시장이 강도 높게 비판하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제왕적 대표", "파시스트적 협박" 등 날 선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제주 4.3사건을 두고 홍 시장이 "우리 국민이 무고하게 이념의 희생양이 된 슬픈 역사"라고 밝히자 "제주 4.3을 진영논리로 왜곡하지 않고 정직하게 발언해준 홍준표 시장님께 경의를 표하며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는 등 사안에 따라 서로 사의나 덕담을 주고받아왔다.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익을 위해서라면 좌파 정책도 받아들이고 우파 정책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여야 협치를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조정식(6선), 정성호(5선) 의원이 전날 사퇴하면서 민주당 22대 당선인들은 오는 16일 추 당선인과 우원식(5선) 의원을 놓고 의장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 1인을 지명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 절차를 거친다. 추 당선인은 22대 국회 최다선(6선) 의원으로 헌정사 첫 여성 국회의장에 도전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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