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인데 세금도 저렴…픽업트럭 전성시대 온다

화물차 인식 강했던 픽업트럭
고급 승용차로 이미지 변신
기아·KGM 등 신차 출시 고삐
기아 브랜드 첫 픽업트럭 타스만 /사진=기아
기아와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연이어 픽업트럭 신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과거 '픽업트럭은 화물차'라는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업계의 적극적인 신차 출시가 현재 침체한 시장에 활력을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픽업트럭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7% 감소한 1만8199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되는 픽업트럭은 수입과 국산을 포함해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 GM(제너럴 모터스)의 고급 브랜드 GMC의 시에라, GM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등 4종이 대표적인 모델이다.픽업트럭 수요가 줄어든 이유는 우선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많지 않다는 점에 있다. 여기에 이렇다 할 완전 변경(풀 체인지) 모델 출시가 없었다는 점도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차 시장보다는 중고 시장에서 픽업트럭을 찾는 경우도 많다.

국내 직영 중고차 업체 케이카에 따르면 지난 4월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 기일은 44일에서 28일로, 더 뉴 렉스턴 스포츠는 56일에서 24일로, 리얼 뉴 콜로라도는 80일에서 16일로 단축됐다. 중고차를 시장에 내놓은 지 약 한 달도 채 안 돼 팔리고 있다는 얘기다. 신차 시장 자체는 위축됐지만,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GMC 시에라

고급 승용차 대접받는데...세금은 화물차

픽업트럭은 과거 화물차라는 인식이 강해 소형 1t 트럭을 대신해 화물을 싣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들의 로망'이라고 불릴 정도로, 픽업트럭을 고급 승용차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화물을 싣기보다는 캠핑이나 낚시 등 취미생활을 위한 용도로 많이 쓰이는 추세다. 오프로드에 적합한 험지 돌파력이나, 남성적인 디자인 등도 이러한 쓰임에 한몫했다. 여기에 픽업트럭은 화물차로 분류돼, 고급 차에 맞먹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연간 세금이 2만8000원에 불과하다. 개별소비세나 각종 세금 부담도 적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기아는 내년 본격적으로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한다. 내년에 출시될 신차지만,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이름이나 위장막 이미지 등을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기아가 공개한 픽업트럭의 이름은 타스만으로, 연간 생산 물량 약 6만5000대를 목표하고 있다. 타스만의 전기차 버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국내를 시작으로 호주, 아프리카·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국내 시장의 기존 강자였던 KG모빌리티는 올해 4분기 전기 픽업트럭 O100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보다 한발 앞서 출시해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특히 국내에서 상품성으로 한차례 인정받은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전기차의 전력을 외부에다 끌어 쓸 수 있는 V2L 기능도 탑재될 전망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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