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더 싼데요?" 했더니…애플스토어서 벌어진 일 [이슈+]

'프라이스 매치(Price Match)' 정책
해외선 흔한 '최저가 보장 제도' 일종

온라인 할인 페이지 제시하면 최대 10% 할인
제품 모델·용량·색상 정확히 일치해야
국내 애플스토어 7개 매장서 가능
애플스토어 홍대점 매장. /사진=한경DB
"혹시 '프라이스 매치(Price Match)' 가능할까요?"

최근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무선 이어폰을 구매하기 위해 애플스토어에 방문해, 제품을 고르고 직원에게 이같이 외쳤다. 그는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오픈형, 커널형 혹은 헤드셋 중 무엇이 좋을지 고민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것이다.매장 방문 전 열심히 검색한 끝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는 꿀팁을 알아냈다. 애플 공식 매장에 방문해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 화면을 보여주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동일 제품을 최대 10% 할인받아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애플의 프라이스 매치 정책이다. 이름 그대로 '가격을 다른 쇼핑몰과 맞춰주는' 제도. 최저가 보장제의 일종으로 '가격 수정(Price Adjustment)'라고도 부른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호주 등 영미권 국가에선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정책이다. 미국의 대형 유통 체인인 '코스트코'나 '타겟'이 프라이스 매치를 시행하고 있다. 온라인 공식 판매처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화면을 매장에서 점원에게 직접 보여주거나, 판매처의 공식 계정으로 메일을 보내는 식이다.
애플스토어 강남 매장. /사진=최혁 기자
프라이스 매치는 서울 명동·가로수길·홍대·강남·여의도·잠실·경기 하남에 있는 국내 7개 애플스토어에서 시행 중이다. 쿠팡, 11번가, 지마켓과 같이 '애플 공식 유통 판로'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기준이다. 다만 공식 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완전히 동일한 경우에만 할인받을 수 있다. 예컨대 '아이폰 15'를 프라이스 매치로 구매해야 한다면 같은 기종일 뿐 아니라 원하는 색상, 용량까지 일치하는 온라인 판매 화면을 직원에게 제시해야 한다. 원하는 특정 기종이 온라인서 품절이라면 이 정책의 적용을 받기 어렵다.

최저가 보장 제도의 일종이긴 하나 최대 할인 폭은 10%로 제한돼있다. 쿠팡에서 정가 100만원인 아이폰을 30% 할인해 70만원에 판매하고 있더라도, 매장에서는 10%까지 할인돼 9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판매가와 완전히 동일하게 가격을 맞춰주는 건 아니다.

애플이 이를 널리 알린 적은 없지만, 이미 온라인에선 입소문이 나 '모르고 애플스토어 가면 손해 보는 구매 팁'으로 여겨지고 있다. 프라이스 매치를 활용해 제품을 구매한 후기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실물을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에 할인까지 더해져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애플스토어의 프라이스 매치 정책을 설명하는 유튜버 잇섭. /사진=유튜브 'ITSub잇섭' 캡처
해당 정책은 지난 1월 IT 유튜버 '잇섭'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프라이스 매치 활용법을 담은 이 영상은 온라인서 큰 화제를 모아 지금은 52만7000회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의 판매 및 환불정책에 따르면,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도 프라이스 매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제품을 수령한 날로부터 14일 이내 더 저렴한 가격을 발견하면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결제 금액과의 차액을 환불받거나 크레딧을 요청할 수 있다. 단, 소비자의 정책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당 최대 10개까지 이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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