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단물 빠졌나…투기세력 빠지자 보름만에 26% 하락[원자재포커스]

t당 1만1722$에서 8634$로
시장선 5000$까지 하락 전망
투기 성행에 거래 유동성도 바닥
강우로 우려 덜었지만 더위 여전
/AI 생성 이미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코아가 보름여 만에 30% 가까이 하락했다. 급등세에 올라탄 투기세력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7월 만기 코코아 선물은 8일(현지시간) 지난달 19일 고점 대비 26% 하락한 t당 8634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는 0.28% 오른 가격이다.

잭 스코빌 프라이스퓨처스그룹 부사장은 "시장이 정점을 찍었고 투기꾼들이 랠리를 이용해 빠져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t당 7000달러 근처에서 다시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최근 랠리를 촉발했지만, 가격은 점차 t당 5000달러에 가까운 수준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융·원자재 시장정보 제공업체 바차트에 따르면 이날 코코아 2024년12월물은 t당 7395달러, 2025년7월물은 6026달러, 2025년12월물은 5651달러에 거래됐다. 트레이더들이 장기적인 가격 하락에 베팅한다는 뜻이다. 코코아 거래 시장은 올 초 가격 폭등 이후 급격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가뭄과 폭우가 번갈아 발생하며 올 초 t당 4000달러선에 거래되던 코코아는 지난달 사상 최고가인 1만1722달러까지 치솟았다.

바차트는 지난달 코코아 선물 미결제약정(결제되지 않고 남아있는 선물 계약)이 계속 감소하면서 코코아 거래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코코아 선물 총매수 전용 포지션과 매도 전용 포지션은 각각 3년,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7월 만기 코코아 선물 가격 추이. /바차트
허쉬, 몬델레즈인터내셔널 등 대형 제과사들은 현재 코코아 가격이 실제 수요·공급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셸 벅 허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최근 코코아 가격 하락세는 엄청난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라며 "수요와 공급과 관련해 아직 의미 있는 새로운 신호는 없다"고 진단했다. 루카 자라멜라 몬델레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말 실적 발표에서 "현재의 코코아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야 할 일련의 우발적인 상황의 결과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2월28일 가나 동부 콰벵의 한 창고에서 파리가 햇볕에 말린 코코아 콩 위에 앉아 있다. /로이터
투자정보업체 하이타워는 8일 보고서를 통해 코트디부아르 항구에 도착한 코코아 물량이 지난 몇주 간 증가했지만 이전 시즌 물량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아프리카에 비가 내리면서 중간 작황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농부들은 여전히 더위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하이타워는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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