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부 덮친 최악의 홍수…글로벌 대두시장도 출렁 [원자재 포커스]

브라질 대홍수에 콩·닭·돼지고기 생산시설 파괴
생산량 15% 이상 감소 예상…대두 선물 가격 올라

지난달 말부터 브라질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홍수로 사망 및 실종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농산업도 큰 타격을 입어 글로벌 농산물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쌀, 콩뿐만 아니라 가금류와 돼지고기 등 축산업 생산시설도 문을 닫아 일시적인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홍수가 발생한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에서 시민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민방위대는 이번 홍수로 최소 83명이 사망하고 27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인명피해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이번 홍수가 국제 대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 중 하나로, 특히 히우그란지두술은 브라질 내 3위 대두 생산지다. 6일 미국 중부시간 오후 9시 5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물 대두 선물은 5000부셸당 1246달러에 거래돼 이달 들어서만 7.13% 상승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7월물 대두 선물 가격 추이(사진=CME)
현지에서도 생산량 감소 우려 목소리는 이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지 농업 협동조합 코트리살 관계자는 “금요일(3일) 도시와 농장 전체가 물에 잠긴 폭우의 영향으로 주 내 대두 생산량이 최대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수확 예정인 대두의 30~40%가량이 피해를 보았을 것이며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에서는 콩의 70~80%가 손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홍수 발생 이전 브라질 국영 기관에서는 히우그란지두술의 대두 생산량이 2200만톤 전후일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홍수 이후에 전문가들은 생산량이 2000만톤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치를 수정했다.

브라질 컨설팅업체 애그루럴의 페르난도 무라노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곧 브라질의 대두 수확량이 미국 농무부가 추산한 1억 5500만 톤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시 작황 전망을 낮춰야 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사진=한경DB
축산업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 통신과 브라질 동물단백질협회(ABPA)에 따르면 주 내 10곳의 육류 포장 공장이 운영을 중단했고, 브라질 최대 가금류 생산업체 BRF SA는 6일 성명을 통해 “주 닭고기와 돼지고기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장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면서 생산 시스템이 복구될 때까지 30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제품 부족을 경고한 것이다.최근 브라질은 기록적인 폭우와 그에 따른 홍수와 산사태, 혹은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손해를 입었다. 지난 1년간 브라질에만 네 번의 큰 홍수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참사를 두고 “지구촌이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이 부유한 나라들의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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