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佛 투자 환영"…마크롱 "中과 협력 확대"

중국·프랑스 정상회담

시진핑, 유럽 3개국 순방 시작
시 "佛 농산물·화장품 진입 환영"
마크롱 "中 여전히 기회의 시장"
무역분쟁·우크라 전쟁 등 논의
시진핑, 5년 만에 유럽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5년 만에 유럽을 방문한 시 주석은 오는 10일까지 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 3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엿새간의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의 상호 호혜’, 시 주석은 ‘중국 시장 전면 개방’을 강조하며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분쟁 속에서도 관계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 주석을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는 유럽은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모두를 위한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은 상호 존중을 보장하고 오해를 피하며 국제적인 도전에 대한 공동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중동 분쟁과 동아시아 긴장, 기후 변화 등을 거론하며 “평화와 안보, 규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의 효과적인 기능에 중국과 EU는 모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유럽은 세계에서 중요한 두 강대국”이라며 “(서로를) 파트너로 삼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환담 후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3자 회담을 한 뒤 곧이어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단독 회담을 했다. 세 지도자는 유럽과 중국 간 무역분쟁, 중국·러시아 관계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EU가 중국산(産)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풍력터빈 등의 보조금 지원 등을 조사하고 중국은 EU산 브랜디의 반덤핑 조사에 들어가는 등 통상 마찰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공식 회담 전에도 무역 문제를 두고 각자 인터뷰와 기고 등의 형식으로 탐색전을 벌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현지 매체 라트뤼빈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호 호혜를 확보하고 (중국이) 경제 안보 요인을 고려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유럽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기회의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희귀광물, 첨단산업 부문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EU 내 움직임에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을 앞두고 “공정하고 왜곡되지 않은 중국과의 경쟁을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의 시장 접근 불균형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대(對)중국 위험을 억제(디리스킹)할 필요는 있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와 분리(디커플링)돼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전날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파리 오를리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은 현지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중국은 프랑스 농산물과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과 프랑스를 포함한 세계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조업 분야를 완전히 개방했으며 통신, 의료, 기타 서비스의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7일 피레네산맥 투르말레로 이동해 회담을 이어간다. 마크롱 대통령이 어린 시절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자주 찾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방중 당시 시 주석이 광저우 일정을 마련한 데 대한 답례로 피레네 회동을 준비했다.

프랑스 일정을 마친 시 주석은 7일 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방문한다. 시 주석은 미국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을 오폭한 지 25년이 되는 날을 맞아 대사관을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이어 시 주석은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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