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北 이상 징후 감지한다

SIA, 위성영상 AI 센터 개소
김일성 광장·위성 발사장 등에
사람 몰리면 '이상 징후' 알람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북한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국방 서비스를 시작한다. 김일성 광장의 인파 밀집도를 분석하거나 북한에 정박한 선박의 종류를 파악해 위험을 알리는 식이다. 국가 안보 분야에 혁신 기술을 가진 민간 기업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위성영상 분석 스타트업 SIA는 다음달 위성영상 AI 센터를 서울에 연다고 밝혔다. 미국 위성업체인 막사테크놀로지와 국내 아리랑 위성 등을 통해 영상을 구매해 분석한 뒤 북한을 감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IA 관계자는 “국내 국방 관련 기관에서 SIA와 같은 스타트업의 북한 감시 서비스를 안보에 활용하고 있다”며 “북한 모니터링은 국가 기관의 몫이지만, 민간이 AI 기술을 활용해 사각지대를 보충하는 식으로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SIA는 표적을 자동으로 식별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오비전(Ovision)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평상시 10명 수준인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 100여 명이 모이면 이를 이상 징후로 감지해 실시간으로 알람이 울린다. 평안북도 서해 위성 발사장에 차량이 급증했을 때도 위험으로 인식한다. 북한과 러시아에 정박한 선박의 종류를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군함 등으로 나눠 파악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 다비오도 주목할 만한 국방 기업이다. 실제 공간을 3차원 가상공간으로 구현해 북한과 화학전 발생 시 대피경로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공기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해 화학물질의 확산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코클은 총기 소리와 발소리, 철조망 절단 소리 등을 AI로 분석해 적의 침입과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는 무인 경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방위산업 스타트업이 부상하는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정부나 대형 방산기업이 놓치는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미국 스타트업 카스텔리온이 국방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미사일 관련 기술을 미 공군과 해군에 공급하고 있다. 자본시장 리서치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17년 10억달러 수준이던 방위산업 벤처투자 규모가 2022년 60억달러 수준으로 커졌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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