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사무실 축소'에…소형빌딩 공실 급증

불황에 임차료 부담 시달리자
면적 줄이고 다른 곳 이전
공실률 5.4%로 치솟아 비상
스타트업이 주로 사용하는 소형 오피스 중심으로 공실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악화와 투자 불황 등이 겹치면서 임차료 부담을 느낀 업체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고 있어서다. 임대인은 월세 인하와 입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며 공실 줄이기에 나섰지만, 대형 오피스와의 간극이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부동산 종합 서비스 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소형 오피스(연면적 9900㎡ 미만) 공실률은 5.4%로, 지난해 4분기보다 1.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오피스 공실률(2.4%)의 2.5배 수준이다. 반면 초대형 오피스(연면적 6만6000㎡ 이상) 공실률은 0.9%에 불과했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사업 초기 투자금을 유치해 서울 강남 등에 오피스를 마련한 스타트업이 임차료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명품 스타트업 발란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 입주해 사무공간으로 2개 층을 사용했으나 지난해 1개 층으로 공간을 줄였다. 한 층 임차료는 월 3000만원 수준이다. 서초동의 11층 빌딩에서 5개 층을 사용한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올해부터 1개 층만 이용하고 있다. 트렌비 관계자는 “지난해 가산동으로 사무실 일부를 옮기면서 직원들도 대거 이동했다”며 “비용 관리가 중요한 스타트업이어서 사무 공간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임차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사례도 있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뤼이드는 임차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선릉역 인근의 한 오피스로 사무실을 옮겼다. 밀키트 스타트업 프레시지는 대치동에서 수서역 인근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임대인은 입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며 공실 최소화에 나섰다. 무료로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는 렌트프리 기간은 최근 6개월까지 늘어났다.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한 오피스 빌딩은 임대료가 평당 30만원 후반에서 최근 30만원 안팎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소형 오피스는 경기에 민감한 스타트업이 많이 입주해 있기 때문에 대형 오피스와의 공실률 차이는 점차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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