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정은5 "홀인원 앞세워 우승까지 가볼게요"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사진=AFP
지난주 한국과 미국 여자골프에서는 반가운 얼굴들의 선전이 팬들을 기쁘게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프로데뷔 15년차인 이정민(32)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에프앤씨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이정은5(35)가 JM이글LA챔피언십에서 홀인원을 앞세워 상승세를 만들어냈다.

이정은은 26일(한국시간) 대회 1라운드 18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135야드 거리의 홀에서 9번 아이언을으로 짜릿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단숨에 2타를 줄인 홀인원에 힘입어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로 공동 39위에 올랐다. 앞서 두 대회를 커트탈락했지만 이번 대회로 반등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냈다. 이번 샷은 이정은의 커리어 세번째 홀인원이다. KLPGA투어 루키였던 2006년에 첫 홀인원을 했고 2021년 LPGA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이 3년만이다. 그는 "18번홀에는 홀인원 부상이 걸려있지 않아 조금 아쉽다"며 싱긋 웃었다.

이정은은 K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두고 다소 늦은 나이인 27살에 미국에 진출했다. 올해로 LPGA투어 10년차,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 지은희(38), 박희영(37)에 이어 3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럼에도 긍정적이고 유쾌한 에너지는 루키 못지 않다. 그는 "외국 사람들은 제 나이를 실제보다 어리게 봐줘서 나이에 대한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정은에게 그 어느때보다 특별한 시즌이다. 지난해 성적이 부진하면서, 퀄리파잉(Q)시리즈를 거쳐 가까스로 시드를 따냈기 때문이다. 골프를 그만둘까 하는 고민도 잠시 했지만 계속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한다. 지난해 몇몇 대회에서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치렀던 월요 예선이 오히려 약이 됐다. 그는 "월요예선을 치르면서 시합을 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Q시리즈 출전명단에 올라온 이정은의 이름은 팬들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시드를 따지 못할거라는 의심은 한순간도 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Q시리즈가 끝나자 체력이 바닥났다"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 겨울에는 무리하지 않고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고 한다.

LPGA투어는 이정은에게 여전히 가슴을 뛰게하는 무대다. 올해로 10년째이지만 "늘 새로운 샷을 배우며 동기 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마다 특별한 상황이 나오고, 선수들이 창의적인 샷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세번의 대회에 출전해 이번 대회에서 첫 커트 통과를 이뤘지만 이정은은 "내 골프가 향상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만 쳤지만, 지금은 기복이 줄고,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그는 "LPGA투어에서 꼭 우승을 하고 커리어를 끝내고 싶다"며 "홀인원의 기운을 이어 올해 우승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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