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스테비아 토마토를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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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주식투자자라면 일상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다. 피터 린치도 그랬다. 피터 린치는 “당신이 약간의 신경만 쓰면 동네 쇼핑상가 등에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보다 훨씬 앞서 굉장한 종목들을 골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우리 일상에 스테비아 토마토, 이른바 토망고라 불리는 과일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토망고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기업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기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다.

국내기업 : 우듬지팜에 주목

우듬지팜은 스마트팜 전문업체로 2011년 설립됐다. 2023년 하나금융20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국내 상장사 중에는 유일하게 스마트팜으로 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스테비아 토마토를 생산해 일반 토마토 대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토마토에 스테비아(단맛을 내는 허브) 추출물을 챔버에서 가압 침투시키는 방식으로 생산하며, 자체 생산한 토마토와 외부 농가에서 조달한 토마토를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테비아 토마토 국내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설탕 대체제로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가 각광을 받으며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41.5%의 높은 성장세를 시현했다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팜 수요

스마트팜(Smart Farm)이란 농산물의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생육환경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팜을 구성하는 기술 요소로는 크게 센서 노드, 제어 노드, 영상장비, 통합제어기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팜 내외부의 온습도, 일조량, 이산화탄소 등을 측정, 실시간 제어를 통해 최적의 작물 재배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규모는 2022년 25조4000억원에서 2032년 68조9000억원으로 복합 연간 성장률(CAGR) 10.5%를 기록할 전망이다.농촌 고령화라는 글로벌 트렌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슈퍼 엘니뇨,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각종 곡물 및 과일 가격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점이 스마트팜 설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 비중은 2005년 28.7%에서 2021년 14%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북 상주, 전북 김제, 경남 밀양, 전남 고흥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해 청년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교육 및 임대, 대출 등을 지원하며 청년 영농 전문가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팜 도입 농가가 미도입 농가 대비 평균 26.7% 수준의 소득 증가와 연평균 470.2시간의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탕후루가 가고 스테비아가 온다

스테비아(Stevia Rebaudiana)는 남아메리카 고산지대가 원산지인 식물로, 줄기와 잎에 함유된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는 설탕의 약 300배 수준의 배당체를 갖고 있어 소량으로 단맛을 내는 천연 감미물질이다. 스테비오사이드는 가열 후에도 단맛을 그대로 유지해 다양한 식품에 인공감미료 대체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스테비아는 허브 중에서도 폴리페놀(Polyphenol), 플라보노이드(Flavonoid) 등과 같은 항산화 물질 함량이 높다. 또한 인체에서 대사작용을 하지 않아 칼로리가 없고, 단맛을 내면서도 혈당 을 높이지 않아 천연 감미료로 최근 인기다.연구에 따르면 동물 실험에서 스테비아 추출물 투여군은 설탕물 투여군 대비 체중, 혈중 지질, 공복 혈당 및 당부하 검사에서 혈당수치가 유의적으로 낮은 것이 확인됐다. <그림6>은 일반식이(일반 물), 고지방식이(설탕물), 고지 방식이와 스테비아 추출물을 투여한 쥐의 지방 무게를 비교한 것이다. 동사는 압력 챔버에 스테비오사이드 혼합액과 토마토를 넣고 진공 가압해 스테비아 토마토를 생산한다. 이러한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스테비아 추출물을 단순 외부 코팅하는 경쟁사 대비 균일한 품질의 스테비아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일반 토마토 대비 1KG당 약 2000원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우듬지팜은 자체 보유한 3만3000평 규모의 유리온실 스마트팜에서 일 평균 15t(톤) 이상의 토마토를 생산한다. 외부 계약 농가에서 조달하는 물량을 포함해 하루 40t 이상의 토마토를 스테비아 가공해 출하하고 있다. 스테비아 추출물은 국내 및 중국 업체들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대추방울 토망고는 스테비아 방울토마토를, 완숙토망고는 일반 스테비아 토마토를 의미한다. 주요 유통 채널은 대형 유통업체 및 1차 도매상들로, 2023년 기준 고객사별 매출비중은 1차 도매상 50%, 쿠팡 35%, 롯데마트 10%, 이랜드5%다.동사는 압도적인 생산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스테비아 토마토 유통분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제로 칼로리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동사의 스테비아 토마토 수요는 당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테비아 토마토 수출 본격화 기대

우듬지팜은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두바이 최대 농업회사인 일라이트 아그로와 1080만달러 규모의 농산물 유통 및 스마트팜 기술 수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를 시작으로 베트남의 링먼, 바이오웨이, 우즈베키스탄의 자민그린월드, UAE의 RBK홀딩스, 사우디아라비아 바디아금융센터 등과 잇따라 MOU를 맺었다. 빠르면 올해 상반기 내 일라이트 아그로에 스테비아 토마토 수출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 수출 물량 판가는 국내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예상돼 수출이 본격화된다면 매출액 증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률 상쇄 위한 노력 지속 필요, 2대주주 Exit 가능성도 염두

스테비아 토마토의 인기가 상승하며 우듬지팜 매출액은 2019년 114억원에서 2023년 566억원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만 자체 생산분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외부 계약 농가 조달 비중이 증가하고, 최저가를 중요시하는 쿠팡으로의 매출비중이 늘어나면서 이익률은 훼손됐다. 그러나 향후 수출 본격화와 유럽형 채소 매출 증가에 따른 이익률 개선은 훼손된 이익률을 상쇄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듬지팜의 2대주주는 인커스캐 피탈파트너스(2023년 말 기준 지분율 14.27%)다. 2대 주주의 투자금 회수(엑시트·Exit)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동사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시장에 충격이 없도록 전략적 투자자 혹은 타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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