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알고리즘에 포위되고 있는 인간…온라인 세상과 단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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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THE WALL STREET JOURNAL 서평
필터월드(Filterworld)
카일 체이카 지음
더블데이 북스 / 304쪽│28달러
카일 체이카의 <필터월드>는 알고리즘이 마치 신처럼 우리가 스스로 내린다고 믿는 결정에 대해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제목인 ‘필터월드’는 인스타그램의 사진 편집 도구인 ‘필터’에서 가져왔다.인터넷 세상은 인간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 온라인 광고 등은 우리에게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우리는 손끝 움직임 몇 번을 통해 구매할 제품, 들을 음악, 영화와 책, 뉴스 등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소비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목록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저자는 알고리즘이 “문화를 평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 일본 도쿄 등지에 등장한 이른바 ‘힙스터 커피숍’은 인스타그램 등의 알고리즘에 올라타 ‘멋쟁이’가 되고 싶은 소비자를 끌어들인다. 체이카는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점점 의사결정 능력을 포기함으로써 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포기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내놓는다.
저자는 디지털과 알고리즘 세상에서 ‘오프라인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소 추상적이고 엉뚱하긴 하지만 설득력은 있다.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정리=신연수 기자
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타라 이사벨라 버튼의 서평(2024년 1월 19일) <‘Filterworld’ Review: Living for the Gram>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