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매 맞는 아내, 자식 때문에 가출 못할 거라고?" 뜻밖의 비유

의협 비대위 정례 브리핑
"의사들 환자 못 떠난다는 건 정부의 오만"
"집단행동 한 적 없어…자유 의지로 미래 포기한 것"
주수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매 맞는 아내가 자식 때문에 가출 못 할 거라고, 자식을 볼모로 폭력 행사하는 남편과 무엇이 다릅니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2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환자를 볼모로 삼는 건 의사가 아니라, 정부라고 주장하며 이런 식의 비유를 언급했다.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의사를 '매 맞는 아내'로, 환자를 '자식'으로, 정부를 '폭력적 남편'으로 묘사하며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고 많은 의사가 자기 마음이라면서 나에게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해서 이 사태를 벌인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라며 "아무리 몰아붙여도 의사들은 환자 곁을 떠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오만이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수 의료과 전문의 숫자는 절대 적지 않다"며 "이들이 포기하는 것은 법적 부담,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수가를 적정하게 받지 못하는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과 관련해서는 "집단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실망해 자유 의지로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 어떻게 집단행동이 되고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반문했다.

이날 의협은 최근 MBC '100분 토론'에서 나온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의 "35살 무렵 전문의가 받는 연봉이 3억, 4억원"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주 위원장은 "이 발언에 대해서는 문제 삼기 위해 법적 검토 중이다. 35세면 갓 전문의가 된 나이인데, 연봉이 4억원이라는 건 팩트(사실)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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