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총선후보 면접 시작…첫날부터 친명·비명간 신경전도 감지(종합)

후보들 '시간 짧다' 토로도…계양을 면접 본 이재명 "최선 다해 답변"
비명 홍영표 "부평은 핫한 곳", 친명 이동주 "국민은 변화 요구"
박용진-정봉주, 강병원-김우영도 '비명-친명' 대립 구도 형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1일 4·10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에 착수했다. 면접은 다음 달 5일까지 엿새간 진행된다.

면접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가 되자 여의도 중앙당사에는 긴장한 표정의 예비후보들이 속속 도착했다.

대다수 후보는 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파란색 넥타이나 목도리를 한 모습이었다. 면접은 같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들이 동시에 심사받는 다대다(多對多) 방식으로 이뤄졌다.

각자 30초가량 자기소개를 하면 '어떻게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을 것인가', '대표적인 정책 공약은 무엇인가' 등 공통질문에 답을 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예비후보들은 면접 시간이 너무 짧다고 입을 모았다. 두 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는 7분가량, 세 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는 10분 정도 만에 면접이 끝나 자기 경쟁력을 제대로 알리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재명 대표도 이날 면접을 본 뒤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짧긴 한데 면접 대상자가 워낙 많으니까 불가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저출생 원인이나 소수자 보호 정책 등 많고 다양한 질문에 최선을 다해 답변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 대표는 전략공천을 하는 게 관례인데 경선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당에 시스템과 당헌·당규가 있으니 그에 따라 공평하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에게 친명(친이재명)계 인사가 도전장을 던진 지역구의 면접도 눈길을 끌었다.

인천 부평을 현역인 홍영표 의원과 이 곳에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도 그중 하나였는데 둘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이야기는 안 했다"면서도 "'핫한' 지역구잖나"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은 민주당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역 교체 필요성을 시사하는 듯한 언급을 내놓았다.

비명계 신동근 의원과 이 대표 측근인 모경종 전 당 대표실 차장도 함께 인천 서구을 지역구 면접을 봤다.

신 의원은 "자기소개 후 상대 후보를 칭찬하라고 했다"고 면접장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또 '잘될 것 같나'라는 물음에 웃으면서 "이거 다 형식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모 전 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기득권이나 선배 세대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오며 느낀 것을 반영하는 게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서울 강북을 면접을 본 비명계 박용진 의원과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사이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면접위원 한 명이 '왜 그 지역구인가'라고 묻자 정원장은 박 의원을 거론했고, 정 원장은 면접을 마치고 나와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했다고 박 의원이 취재진에 전했다.

정 원장이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 온 자신을 비판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정 원장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비명계 강병원 의원과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김우영 상임대표도 나란히 은평을 면접에 임했다.

강 의원은 친명 대 비명 구도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친명과 비명에 대한 불편한 질문이나 분위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김 상임대표는 같은 질문에 "거기에 대한 약간의 질문이 있었고, 다들 깔끔한 승복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정치 1번지' 종로를 놓고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이종걸 전 의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면접을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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